4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는 FC서울과 수원의 빅매치가 열린다. 시즌 초반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직 리그 중위권의 FC서울과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수원에게는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경기가 다가올수록 팬들의 많은 관심과 뜨거워지는 열기로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 넘치게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리그 챔피언을 비롯해 전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는 FC서울에게는 정말 중요한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역대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경기 결과에 따라 이후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곤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중요한 경기에 앞서 팬들의 기대만큼이나 선수들의 각오 또한 대단하다. 모든 선수들이 필승의 의지와 각별한 열정으로 수원전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의 활약상을 통해 특히나 이번 수원전 최고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를 꼽아봤다.
새로운 수원 킬러, 이승렬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FC서울 공격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이승렬은 누구보다 수원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해 7월 2일, 수원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뚫고 뽑아낸 그의 통쾌한 왼발 발리슛은 1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수원을 무너뜨리고 FC서울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신인왕이라는 선수로서 최고의 영예를 손에 넣은 것도 시즌 내내 그런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친 그의 놀라운 승부 근성 때문이었다. 신인답지 않은 당돌함과 패기로 지난 시즌 수원을 무너뜨렸다면 올해는 그 당돌함과 패기에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경험을 더해 팀을 승리를 이끈다는 각오다. 이번 시즌 이승렬은 한 층 성숙해진 킬러 본능을 보여주며 수원전을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다섯 경기에 출장해 두 골을 기록중인 그는 교체 출장이 다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의 골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넓은 활동량과 날카로운 슈팅이 수원을 멋지게 격파하길 기대해 본다.
다시 시작되는 골 퍼레이드, 정조국
FC서울의 공격을 이끄는 패트리어트 정조국 역시 이번 수원전에도 상대를 무너뜨릴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정조국은 이번 시즌 개막 경기였던 전남전에서의 첫 골을 시작으로 스리위자야,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세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준 바 있다. 지난 광주전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하지만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라는 말이 있듯이 부담을 떨쳐버리고 심기일전해 이번만큼은 반드시 '정조국 다운' 골 퍼레이드를 팬들에게 보여준다는 각오다. 또 지난 시즌 부상 투혼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수원에 아깝게 패해 우승컵을 손에 들지 못한 아쉬운 기억이 승부욕이 강한 그에게 더 큰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을 향해 정조준 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4월 4일, 아낌없이 불을 뿜길 기대한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김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