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의 어느 토요일 8시. 어김없이 TV앞에 앉아 사람들은 자신이 적은 번호와 발표되는 번호를 번갈아 확인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한 개도 맞지 않아 허탈해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생각지도 못하게 행운의 번호를 맞춰 그야말로 인생역전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섯 개의 번호를 선택해 당첨여부를 확인하는 복권. 만약 우리 선수들이 이 복권을 구매 한다면 어떤 번호를 선택할까? 그들에게 그 번호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자, 선수들이 알려준 숫자로 응모하고 싶은 FC서울 팬들은 모두모두 집중!!! 지금부터 우리 선수들이 알려주는 행운의 번호를 살짝 귀띔해줄 예정이니 모두 따라오도록.
김치곤의 번호 2.22.1.11.7.20
내 인생에 있어서 2002년은 잊을 수 없는 해이다. 내가 FC서울과 함께한지 벌써 7년이 된 지금, FC서울은 내 전부가 돼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FC서울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2002년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결국, 나에게 있어 숫자 2는 2002년 내가 입단한 그 순간부터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내 번호 22번! 22번을 등에 새기고 그라운드 위를 달릴 때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또한, 내가 흐트러질 때마다 내 유니폼에 있는 22번을 보며 나 자신을 다스리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22번이라는 나의 번호에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 나와 우리 팀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2008년을 최고의 시즌으로 마칠 것을 약속하며 팀의 우승을 의미하는 숫자 1을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그라운드 위에서 함께 뛰는 나의 동료 아니, 가족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우리 선수들 11명 모두 최고의 플레이를 이번시즌에 보여주길 바라고, 그들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라며 11과 7을 선택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20. 내가 우리 진규를 빠트릴 수 있겠는가? 나와 떨어트려서 생각할 수 없는 진규의 등번호 20을 고르고 싶다. K-K라인이 FC서울,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라인이 되는 그 날까지!
만약 내가 복권을 산다면 이번 복권은 오로지 우리 팀을, 그리고 천만 수호신들을 위한 숫자를 선택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번호는 2.22.1.11.7.20번이다.
조수혁의 번호 27.30.33.44.1.7
FC서울 입단, 그리고 U-20 청소년 대표가 되었던 2007년, 그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지 2007을 의미하는 27은 나에게 선수로서 마음껏 운동할 수 있게 해준! 이것이야 말로 나에게는 복권인 것이었다. 그래서 만일 내가 복권을 산다면 이 번호를 고를 것이다.
FC서울 선수라면 누구나 자신의 번호에 애착을 갖는다. 나 역시 내 번호 30번에 대한 사랑은 자신할 수 있다. 내 번호30번! 처음 프로에 입단해서 내가 배정 받은 이 번호는 내 이름과도, 아니 내 분신과도 같은 번호이다. “조수혁=30” 이것은 나에게 나 이상의 숫자인 것이다. 그래서 30번은 그 어떤 숫자보다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번호이다.
행운의 숫자 33번,7번 복권을 살 때 꼭 의미 있는 숫자보다 그냥 단순히 찍고 싶은 숫자가 있었다. 처음 복권을 산다면 어떤 숫자를 선택할 거라는 질문에 솔직히 제일 먼저 생각난 숫자가 바로 33번과 7번이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그냥 내가 선택하고 싶은 숫자 중에 하나이다.
44번, 나는 항상 팬 여러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사람이란 걸 느낀다. 이제 우리 팀을 사랑해주는 팬 분들,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팬 여러분들에게 그 사랑을 보답하고 싶다. 팬 분들이 주는 사랑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44를 선택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숫자 1. 언젠가 세계 no.1 골키퍼가 돼서 내 가슴에 1번을 다는 그 날을 위해 나는 1을 선택하고 싶다.
이종민의 번호 15.17.5.10.14.1
현재 누군가 나에게 선수로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말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2003년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로 진출했을 때를 말할 것이다. 하지만 후에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뻤을 때는 언제였냐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2008년 FC서울에 입단하여 15번이라는 숫자를 달고 뛰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나에겐 FC서울에 들어와서 15라는 숫자를 받게 된 것에 대한 의미가 크다.
두 번째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 17번, 이 숫자를 좋아하는데 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숫자를 생각하면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17번을 선택하고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숫자는 5이다. 나는 경기 들어가기 전 다섯 번의 세수를 한다. 그게 징크스라면 징크스일 수 있지만, 무사히 경기를 잘 끝낼 수 있게 해주는 나에게 행운을 주는 숫자인 것 같기 때문에 이 숫자를 선택하고 싶다.
나는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선수, 잊히지 않는 선수가 되기 위해 지금도 항상 노력한다. 10년 뒤에 최고의 모습을 상상하며 숫자 10을 선택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고른 나의 행운의 번호는 14와 1이다. 그 이유는 이번 시즌 14개 구단 중 ‘우리 팀’ 1등! 우승한다는 확신을 가지기 때문이다.
글=김지선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