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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상무에 있는 FC서울 선수들의 이야기 - 골키퍼 박동석

2007-08-06



FC서울 팬들에게 상반기 최고의 순간은 언제 일까?

3월 21일 수원전 4대1 대승? 5만 5397명이라는 K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의 신기록을 세웠던 순간? 아니면 아쉬운 컵 대회 준우승?

이러한 순간들보다 팬들의 마음속에 더 감동을 준 순간이 있었다. 바로 상무에 입단한 우리 FC서울 선수들이 경기가 종료된 이후에 팬들에게 먼저 찾아와 인사를 했던 것. 팬들로서는 잊을 수 없었던 그 순간! 과연 상무에서 생활하고 있는 FC서울 선수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FC서울 웹진 8월호에서는 상무에서 생활하고 있는 박동석을 만났다. 면회를 갔던 날 박동석을 뺀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외박을 나가 아쉽게 만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박동석의 뜨거운 팀에 대한 사랑과 팬들에 대한 그리움 등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팀 FC서울

FC서울의 2007 컵 대회 결과가 아쉬웠다는 말로 시작한 박동석은 FC서울의 경기를 자주 보느냐는 질문에 “친정 팀인데, 당연히 보죠. TV를 통해서나마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어요”라며 당연한 질문은 피해달라는(?) 밝은 웃음을 보였다.

군대가 많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적응중인 박동석이 약간은 걱정이 되는 가운데 선임들의 눈치가 보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오히려 가벼운 ‘내기’를 한다고 대답하며 곧 안심시켜줬다. 경기에서 FC서울이 이기면 내기 결과와 상관없이 기분 좋게 한 턱 쏘기도 한다니 역시 우리의 FC서울 선수답다. 2007 컵 대회에 이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상무와 FC서울의 컵 대회 경기로 이어졌다.

지난 4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컵 대회 광주 상무의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에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광주 상무에 입단한 FC서울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FC서울의 서포터석을 찾아가 인사를 하자 FC서울의 팬들 역시 큰 박수와 환호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팬들과 선수 모두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박동석은 조금은 쑥스러워하며 “처음에는 조금 쑥스러웠어요. 기억해 주실까 하는 걱정도 되었고요. 몸은 잠시 밖에 나와 있어도 어쨌든 ‘내 팀’이니까 팬들에게도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답한다.

“우리가 인사했을 때 오히려 팬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가슴이 찡하고 감동 많이 받았어요.”

가족끼리는 굳이 말로 표현 안 해도 서로의 마음을 의심조차 안하지만 가끔 한 번씩 해주는 표현은 서로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선수들과 팬이 다시 한 번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했던 아주 의미 있고 소중한 순간이었다.



따뜻함 속에 기본을 갖추는 것! 그것이 바로 군 생활!

외모에서 느껴지는 무뚝뚝한 이미지와는 달리 찾아 와준 팬들을 위해 그가 연습하는 운동장도 소개 해고 군 생활 이야기도 들려주는 따뜻함이 느껴진 박동석. 그가 이야기하는 지금의 군 생활은 바로 따듯함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군 생활이 따듯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터.

“입대하고 처음 한 달은 정말 힘들었어요. 기합 받고, 넘어지고, 화장실도 같이 가야 하고요. 그런데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니까 사이가 더 돈독해지고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같이 입대한 태유랑 승용이, 효진이랑 더욱 더 친해졌어요.”

축구 선수뿐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던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모토다. 지금 상무의 선수로서 FC서울과의 경기를 임할 때도 그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친정팀이기에 FC서울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군 생활을 아직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따듯함을 유지하면서 기본에 충실해야 성실하게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제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바로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태유, 효진, 승용이는 워낙 잘 지내

2006년 11월 27일 논산훈련소를 통해 같이 입대한 한태유, 여효진, 김승용. 박동석은 “정말 잘~지내고 있죠~”라며 그들이 정말 몸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음을 전한다. 이날 이미 외출을 나간 상태라 만나 보지 못했지만 박동석의 ‘잘 지내고 있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같이 들어와서 서로 의지도 되고 좋아요. 원래 친했지만 더 친해졌어요. 같은 날 제대하니까 같이 FC서울로 복귀하면 앞으로 경기장에서 호흡 맞추는데 문제없을 겁니다!.”



아름다운 미래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FC서울에서 롱런하는 선수, 나아가서 FC서울의 레전드 선수로서 남고 싶어요”라고 대답한다. 당장의 인기, 높은 연봉 보다는 FC서울이라는 팀에서 평생 행복하게 뛰고 싶다는 것이 바로 박동석의 생각이다.

현재 같이 입대한 한태유, 여효진, 김승용도 FC서울로 돌아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선수들이 광주에서 열심히 해 기량을 인정받고 당당하게 복귀하겠다는 자신감과 각오가 대단하다고 한다. 팬들로서는 이러한 그들의 모습이 참 대견하고 든든할 수밖에 없다.

팬들에게 인사를 잊지 않은 박동석은 비록 군에 있어 팬들과 떨어져 있지만 언제든지 기회가 또 생긴다면 팬들에게 찾아가 인사를 할 것을 약속했다.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고요. 1년 6개월 정도 남았는데 여기서 최선을 다해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우고 돌아가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 좋은 경기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 어떻게 보면 길고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라고 모두가 말을 한다. 그러나 군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2년이라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먼 미래의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FC서울 선수들에게 2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만은 않다고 한다. 1년 6개월 후 멋지게 컴백할 그들을 기대해보며 오늘도 FC서울을 가슴에 품고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생활하는 그들에게 응원을 보내본다. FC서울 파이팅!

글=추대호 FC서울명예기자
사진=강동희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