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7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웨스턴 시드니(이하 시드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4차전에서 종료직전 이웅희의 발리슈팅이 노골로 선언되며 통한의 무승부를 거뒀다.
FC서울은 정조국을 중심으로 윤일록과 에벨톤을 좌우에 배치했고, 몰리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시켰다. 그리고 고명진과 오스마르가 중원을 단단히 했으며, 김치우, 김진규, 이웅희, 차두리가 포백을 이뤄 시드니의 공격을 막았다. 그리고 골문은 안방마님 김용대가 나서 든든히 지켰다.
이날 FC서울은 제주와의 리그 경기 직후 호주로 이동하는 강행군에 조금은 지쳐보였다. 그러나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시드니와 치열한 볼 다툼을 펼쳤다. 하지만 순간의 방심으로 FC서울은 전반 12분 시드니 불렛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비록 일격을 맞았지만 FC서울은 흔들리지 않고 더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반 중반부터 서서히 공격의 고삐를 당긴 FC서울은 윤일록과 에벨톤의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기를 더했다. 특히 전반 휘슬이 울리기 직전, 윤일록이 시드니 코비치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FC서울은 김현성과 고요한을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특히 김현성과 고요한의 폭넓은 움직임은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8분 몰리나가 절묘한 슈팅으로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몰리나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왼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앞에서 바운드된 뒤 바깥으로 흘러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강력한 슈팅은 시드니의 가슴을 철렁 거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지속적으로 시드니를 몰아붙인 FC서울은 후반 28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차두리가 빈 공간으로 내준 공을 에벨톤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고요한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 득점으로 FC서울은 시드니전 3경기 연속 무득점을 행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기세가 오른 FC서울은 역전골을 향해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후반 4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웅희가 날린 발리슈팅이 시드니의 골문을 향했다. 시드니 코비치 골키퍼가 부랴부랴 걷어냈지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넘어간 이후였다. 호주 원정에서 짜릿한 승전보를 가져오는 듯 했지만 주심과 선심 그 누구도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AFC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강 죽음의 조답게 H조는 매 경기 치열한 승부는 물론, 살얼음판 같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노골 판정은 두고두고 아쉬울 전망이다. 특히 조 2위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시드니와의 경기에서 발생했기에 향후 어떤 결과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은 과거일 뿐이다. 최용수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심판도 사람이다”며 실수를 할 수 있음을 이해했다. 그러면서도 “조별리그 통과는 반드시 우리가 가져갈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잘 하겠다며 앞으로 일정을 잘 헤쳐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직 FC서울에게는 광저우 헝다(중국)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두 경기가 남아있다. 남은 경기에서 FC서울은 ‘ACL DNA’를 깨워 광저우에게는 복수를, 가시마 앤틀러스에겐 기분 좋은 인연을 반드시 이어가 16강에 진출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