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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FC서울과 함께한 '희로애락'

2009-06-06



봄은 떠나고 여름이 찾아오는 6월, 어느덧 2009년도 절반에 이르렀다. 지난해 리그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FC서울 선수들로서는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해 남다른 아쉬움으로 희망찬 새해를 다짐했던 팬들 또한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절반을 보냈다. 터키로의 전지훈련, 전남 광양에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힘차게 달리고 있는 FC서울의 2009년 전반을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희(喜)-FC서울과 함께 한 기쁨의 순간

- 팔렘방(오사카)의 기적! 드라마 같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면서 FC서울은 드디어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아시아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감바 오사카, 중국의 산둥 루넝, 인도네시아의 스리위자야와 한 조에 편성된 서울은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열린 스리위자야와의 첫 경기에 4대2의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장시간의 이동을 요하는 해외 원정에 정규리그를 병행하는 숨막히는 일정 속에서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FC서울의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FC서울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조별 예선 전승을 거둔 감바 오사카를 꺾고 같은 승점의 산둥 루넝을 약체 스리위자야가 비기거나 이겨야만 했다. 분명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FC서울은 물러서지 않고 탈락하리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야 말았다. 오사카에서의 원정경기에서 데얀이 동점골을 뽑아내고 후반 추가시간 김한윤이 극적인 역전 골을 집어넣어 명불허전의 대역전극을 이루어냈다. 여기에 조별예선 전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던 스리위자야가 홈에서 산둥 루넝을 상대로 4대2의 대승을 거두면서 FC서울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었다. 숙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감동적인 결과에 환호했고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한 팬들 또한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을 나누었다. 바로 올 시즌 최고 기쁨(喜)의 순간! 힘들었던 만큼 더 큰 기쁨을 느꼈다.



노(怒)-누가 서울을 노하게 했는가

- 서울을 분노케 한 산둥 루넝의 침대 축구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4번째 경기였던 산둥 루넝과의 홈경기. FC서울은 전력을 다해서 싸울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산둥 루넝에 비해 부족한 승점으로 3위의 자리에서 감바 오사카와 산둥 루넝을 쫓고 있던 서울은 승리해야만 보다 쉽게 16강 진출을 이룰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둥에서의 원정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서울은 박용호의 첫 골로 먼저 승리에 가까이 다가가며 승점 3점을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아쉬운 마무리와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추가득점을 이루지 못하면서 후반 79분 상대 수비수 알레얀드로에게 실점하고야 말았다. 이 때부터 산둥은 스포츠맨십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별한 충돌이 없어도 산둥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하나 둘씩 쓰러졌고 한 골을 더 기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우리 선수들은 상대의 뻔뻔한 플레이에 분노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또한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마치 정의의 신이 서울의 손을 들어준 것처럼 결국 산둥은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서울은 성공했지만 그날의 분노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애(哀)-서울을 가슴 아프게 한 순간

- 늘 가슴 아픈 선수들의 부상

시즌 중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인지 모르지만 그 타격은 선수 본인, 팀 그리고 팬에게 너무나 크다. 올 시즌 서울은 체력 문제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허벅지 부상을 당했던 이종민은 지난 김해시청과의 FA컵에 잠시 모습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당했던 광대뼈 부상을 다시 당한 정조국은 아직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재활 중에 있다. 지금은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한동안은 정말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렸다. 이승렬, 김치곤, 한태유, 기성용, 이청용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서울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빈자리를 대신한 선수들의 노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사랑하는 선수들의 부상은 팬들에게 너무나 큰 슬픔이다. 선수들 모두 건강하게 남은 시즌을 보낼 수 있길 기원해 본다.



락(樂)-서울과 함께 한 즐거움

- 잠깐의 부진,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서울

FC서울의 2009 시즌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개막전 전남을 상대로 6대1의 완승을 거두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스리위자야를 이기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빠듯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쳐졌다.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이어 패하며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자만이 강자가 될 수 있는 법, 서울은 역시 무너지지 않았다. 침체됐던 서울은 골 가뭄에 시달리던 데얀이 득점포를 터뜨리면서 다시 살아났다. 양산에서 열린 경남과의 경기에서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의 부활은 서울을 상대할 모든 팀들을 긴장하게 하기 충분했다. 경남전 이후 서울은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 8승 3무 1패의 선전을 보여주며 모든 대회를 석권하겠다는 각오를 이어갔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쌍용과 데얀의 득점포 다시 시작된 서울의 2009년 후반기 전망은 매우 밝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김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