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FC서울!’

서울극장이 재현되었다. 전반 종료 후,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 할 수 있었던 베이징 궈안(이하 베이징)과 달리 FC서울은 무조건 이겨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FC서울은 해냈다. 역시 진짜 승부는 서울에서였다.

선제골을 내주고, 페널티킥까지 놓친 상황에서도 포기를 몰랐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가득 메워준 팬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FC서울은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FC서울은 아시아 챔피언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FC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과의 ACL 16강 2차전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두며 ACL 8강에 진출했다.

오늘 경기에서는 FC서울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과 끈기가 빛났다. FC서울은 전반 8분 베이징의 카누테에게 선제골을 내주었다. 선제골을 넣은 베이징은 단단하게 골문을 잠가버렸고, 그들의 골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12분 몰리나가 얻어낸 페널티킥마저 골문을 외면했다. 그러나 FC서울은 절대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끈질긴 집념과 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쳐 베이징을 압박했다. 그리고 후반 15분 윤일록의 크로스를 아디가 동점골로 성공시키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동점골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 후반 24분 윤일록이 데얀의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성공 시키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역전을 당한 베이징은 거칠어졌다. 특히 베이징의 카누테는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FC서울 선수들을 도발했다. 하지만 FC서울 선수들은 차분히 대응했고, 카누테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경기의 흐름은 완벽하게 FC서울로 넘어오게 되었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FC서울은 끝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후반 추가시간 고명진이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윤일록과 고명진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1-1 동점으로 경기가 끝났다면 서울에게 더 이상의 ACL은 없었을 것이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윤일록은 중국 킬러답게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고명진은 날카로운 패스로 경기를 풀어 나가다 결정적인 순간엔 골을 넣으며 FC서울의 믿을맨 역할을 200% 수행해 주었다.

FC서울의 상승세가 무섭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어린 선수들과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공격력, 그리고 위기의 상황에서 더 강해지는 정신력으로 무장한 FC서울이다.

ACL은 약 3달간의 휴식기를 갖게 된다. 이젠 리그에 집중해야 할 때다. FC서울의 다음 경기는 K리그 클래식 13R 제주 원정이다. 항상 좋은 기억을 갖게 해준 팀이기에 FC서울의 승전보를 기대해본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권다정(dajung4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