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할 수 없는 변수들의 연속’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그라운드에 서있는 선수들은 없었다. 모든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뛰었다. 그리고 얄궂은 운명에 대항했다. 그리고 중국 원정에서 너무나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
운명의 장난과 같았다. FC서울은 전반 32분 에스쿠데로가 불의의 부상으로, 후반 15분엔 최효진이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아쉬웠다. 그러나 예측 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에 그 감동이 더 큰 것이 아니겠는가.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FC서울은 승자였다.
FC서울은 14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 궈안과의 ACL 16강 1차전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최선의 결과였다.
특히 수비수들의 투혼이 대단했다. FC서울의 안방마님 김용대는 베이징의 공격을 수차례 선방하며, 거친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 36분 베이징 선수의 날카로운 슈팅을 온 몸으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막아냈고, 수적 열세에 처한 후반전엔 그의 선방이 더 빛을 발했다. 그리고 동료들이 그를 적극 도왔다. 아디는 정확히 공만 건드리는 태클로 베이징의 일대일 찬스를 막았고, 김진규와 김주영은 몸을 던지는 수비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많은 언론에서 FC서울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베이징의 반격은 매서웠다. 경기 휘슬이 울린 후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던 양 팀의 균형을 깬 쪽은 FC서울이었다. 전반 10분 고명진의 전진패스를 에스쿠데로가 슈팅으로 이어가며 균형의 추를 가져오는 듯 했다. 하지만 전반 32분 에스쿠데로는 허벅지를 부여잡으며 쓰러졌고 윤일록과 교체됐다. 불의의 부상이었다고는 하나 이른 타이밍의 교체가 못내 아쉬웠다. 결국 FC서울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시작 후 15분 정도는 전반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수적 열세에 놓인 후반 15분부터 FC서울의 집중력은 무서울 정도로 대단했다. FC서울은 무리하지 않고, FC서울다운 플레이로 경기를 펼쳐나갔다. 특히 원정경기였기에 무리한 공격보단 전략적인 작전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선수들은 그에 맞는 전술을 잘 이해하고 수행했다. 결국 FC서울은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 휘슬 소리는 선택과 집중이 결실이 된 순간이었다.
축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있기에 더 스릴이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스릴은 없어야 한다. FC서울은 오는 21일 베이징 궈안과의 ACL 16강 2차전 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다. 이날의 값진 무승부가 더 빛 날 수 있게 남은 일주일동안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홈팬들 앞에서 당당히 승리해 아시아챔피언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베이징과의 ACL 16강 2차전은 21일 19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