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현재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수비진의 힘이 크다. 리그 21경기를 마친 현재 FC서울은 20실점을 기록하며 15개 팀 중에서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FC서울의 승리를 견인하는 핵심 포지션이 수비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철벽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FC서울의 수비진은 단순한 디펜스 능력을 뛰어넘어 빠른 역습 공격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일명 오버래핑 능력은 가히 K리그 최고라고 할 수 있어 공격진과 함께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돌아가는 FC서울의 스쿼드.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비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FC서울은 일반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므로 LB, CB, RB 로 나누어 살펴보자.
LB(Left Back)
FC서울의 왼쪽 수비는 탄탄하다 못해 상대 입장에서는 막막하다. 바로 ‘흑표범’ 아디 선수가 굳건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디는 2007-2008 시즌 수비수 부문 베스트 11에 연속으로 뽑혔을 정도로 대내외적으로 검증된 수비수이다. 측면 수비수답게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대인 마크 능력, 미드필더를 능가하는 넓은 시야, 정확한 패싱 능력 등은 K리그의 ‘특급 용병’이라는 칭호를 받을 만하다. 그러한 그를 더욱 더 빛내주는 능력은 바로 화려한 오버래핑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단숨에 수비 진영에서 상대 문전까지 파고드는 그의 오버래핑은 상대 수비 진영의 혼란을 야기하며 수비 진영을 붕괴시킨다. 아디가 FC서울에 있는 한 FC서울의 왼쪽 수비지역은 절대 안전하며 공격은 더욱 더 활기를 띄게 될 것이다.
CB(Center Back)
김진규, 박용호, 김치곤 선수가 지키고 있는 중앙 수비 지역은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함을 자랑하고 있다. 김진규 선수가 주전으로 확고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박용호 선수와 김치곤 선수의 주전 경쟁이 불이 붙으면서 더욱 더 ‘탄탄한’ 팀으로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현재 FC서울의 주장을 맡고 있는 김치곤 선수는 공격수 출신 선수답게 상대보다 앞서 생각한 수비 능력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아 올림픽 대표, 국가대표를 지냈다. 특유의 묵직함은 수비의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현재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박용호 선수. 00 U-19 아시아선수권 대표, 01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표, 02 아시안게임 대표, 04 올림픽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는 박용호 선수는 이번 2009 K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박용호 선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오버래핑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6월 20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44분 이청용의 크로스를 받아 쏜살같이 뛰어와 꽂아 넣은 역전 헤딩 골은 K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을만한 명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김진규 선수는 이미 06 월드컵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굵직한 수비 능력과 어마어마한 허벅지에서 터져 나오는 중거리 슛은 독일의 슈바인슈타이거를 연상시킨다.
RB(Right Back)
그 어느 때보다 오른쪽 수비지역의 주전경쟁이 치열하다. 안태은 선수와 지난 피스컵 8강 인천전에서 2009시즌으로 복귀한 이종민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안태은 선수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이름을 알린 그야말로 젊은 피. 탱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저돌적인 플레이는 측면 수비수가 가지고 있어야 할 적극성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끔씩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고 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이종민 선수는 특유의 빠른 발로 상대보다 앞서 공격을 차단하고, 빠른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을 공략하는 그야말로 FC서울의 특급 수비수.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전하지 못하다가 피스컵 8강전인 인천전에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다시 안정적인 FC서울의 수비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내친김에 국가대표 자리도 꿰차겠다는 각오이다.
GK(Goalkeeper)
골키퍼 부문 역시 김호준 선수와 박동석 선수가 치열한 주전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체로 김호준 선수가 반응 속도 면에서는 박동석 선수보다 앞서나 위치 선정에 있어서는 박동석 선수가 앞선다는 평이다. 김호준 선수는 지난 AFC 경기 가시마 전에서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주며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PK 방어에 있어서는 K리그 최고라는 평이다.
반면 박동석 선수는 특유의 묵직함을 지니고 있으며, 위치 선정에 있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두 선수의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난 가운데 주전 경쟁은 앞으로 더욱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 = 김진웅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