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시즌을 기다리면서 FC서울의 경기가 그립고 푸른 잔디가 눈에 아른거렸던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선수들도, 관중들도, 수호신도 모두가 3월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3월이 왔다. FC서울 선수들이 잔디를 누비고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가슴 떨리는 팬들이 가득하다. 그 중 경기장 한 켠에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번 시즌 FC서울 엠블럼을 가슴에 단 2009 FC서울 신인 선수들이다.
'정형준, 이화섭, 김의범, 박영준, 최재웅, 안정구, 정다훤, 서승훈, 김현성'. 2009시즌을 맞아 더 이상 관중이 아닌 '선수'로서 FC서울 홈경기장을 바라보는 그들의 마음은 어떨까.
<전반전>
그들은 매 홈경기마다 상암을 찾는다. FC서울을 응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기 위해, 관중들의 응원을 느끼기 위해 집중하여 경기를 본다.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연세대를 졸업하고 FC서울에 온 최재웅은 "대학교 때 많이 보러 왔었는데 선수로 오니까 너무 새롭고요. 제가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뛸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많이 느낍니다." 라며 '선수'로서의 찾은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시간이 흐르고 경기가 점점 치열해질 무렵. 그들은 '몸'이 근질근질한 모양이다. 첫 홈경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얼른 뛰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빨리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요.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은 바람뿐입니다.(정다훤)"
"관중석에서 보니까 뛰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더 열심히 해서 형들이랑 빨리 경기를 뛰고 싶어요(김의범)"
언젠가는 본인의 이름이 적힌 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상암동을 누비게 될 선수들. 그들의 멋진 골을, 환상적인 수비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데뷔전에 대해 물었다.
"데뷔전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온다면 그라운드 나가서 지칠 때까지 아니 지치더라도 끝까지 뛰는 모습을 보여서 팬들에게 제 이름 석자를 각인 시키고 싶어요.(서승훈)"
FC서울을 향한 그들의 투지와 각오가 마음깊이 느껴져, 데뷔를 할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라본다.
<하프 타임>
관중석에 함께 있던 기자들이 가벼운 질문을 살짝 던져본다. 새로 합류한 팀이기에 낯설고 적응이 어려웠을 신인 선수들에게 누가 가장 '다정한' 선배였을까? 인기선수는 바로 김진규였다.
"진규 형이 잘 챙겨주셨어요.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생각과 행동이 모두 달라져야 한다며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정형준)"
"경기장에 들어가면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정다훤)"
선배들의 조언과 도움에 힘입어 점차 팀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선수들. 선배들처럼 멋지게 활약할 그날을 그리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후반전>
이쯤해서 신인선수들에게 ‘팬들에게 한마디’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의정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바로 입단한 20살 ‘박영준’은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많이 찾아 와 주셔서 혼신의 응원 보여주시는 데에 대해서 감동 받았고,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열성에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고 싶다.” 며 ‘수호신’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표현하였다.
이제 멀리서 수호신의 응원을 듣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등 뒤에서 직접 느끼게 될 그들에게 'FC서울의 12번째 선수 수호신'에 대해 물어 보았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수호신은 정말 굉장한 거 같아요. 다른 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듣기만 해도 힘이 솟아나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 같아요. 그 분들 덕분에 저희가 있는 것 같아서 항상 감사해요.(이화섭)"
“다른 팀 경기를 많이 가 봤지만, FC서울 같이 많은 서포터즈들이 응원하는 건 다른 구단에는 없는 것 같아요. 열정적인 팬이 있다는 걸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해요.(최재웅)”
이처럼 수호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전하였다.
경기는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지만, FC서울 선수들의 혼신을 다하는 경기는 계속 되었다. 이런 선배들의 모습이 자극제가 된 것일까? 2009시즌에 대한 각오를 묻는 질문에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가 아니라 FC서울 신인이기에 가능한 답변이 돌아왔다.
“더 열심히 하기위해 길었던 머리도 짧게 잘랐어요. 서울이 전관왕이 목표인 만큼 저 역시 머리를 잘랐던 그 마음가짐 그대로 변치 않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최재웅)”
"심장이 터지도록 열심히 뛰어 팬들에게 꼭 멋진 골로 보답하겠으니 김현성 기억해 주시고 기대해 주세요.(김현성)"
뚜렷한 각오를 가지고 열정을 보이는 이들의 앞길을 누가 방해를 할 것이며, 막을 수가 있겠는가! ‘신인’이기에 가능한 남다른 그들의 각오가 어느 때보다 달콤하게 느껴진다.
/취재= 허세정, 김신애, 김지선, 신원선, 나동욱 FC서울 명예기자
글= 김지선, 신원선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