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천재 골잡이' 박주영이 프로데뷔 2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20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프로축구 역대 한경기 최다인 48,375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영은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기리그 최종전 포항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전반에 1골, 후반에 2골을 몰아넣으며 개인통산 2번째이자 올시즌 7번째, 통산 85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근 2경기에서 5골을 뽑아낸 박주영은 이로써 8골로 득점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전기리그를 득점랭킹 1위로 마감한 박주영은 전·후반 통합성적으로 정하는 득점왕에 프로 통산 최연소로 등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주영은 천부적인 골감각과 개인기로 골을 넣으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반 15분 히칼도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전방으로 크로스한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며 볼의 바운드에 맞춰 오른발로 강하게 차넣어 골문을 열었다.
이어 후반 16분에는 눈부신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아크정면에서 히칼도가 로빙패스를 하자 박주영은 수비수를 등지고 골대 왼쪽으로 움직였다. 박주영은 빠르게 몸을 돌리면서 왼발로 슛을 시도하는 척하다 한번 접은 뒤 곧바로 오른발로 연결, 골키퍼 김병지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악착같이 따라붙던 3명의 수비수들도 멍하니 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후반 24분 슬라이딩슛한 볼이 골문을 벗어나 해트트릭을 놓치는가 했던 박주영은 다시 한번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종료직전인 44분 히칼도가 코너킥한 볼을 문전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지난 5월 18일 광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프로 첫 해트트릭을 작성한 박주영은 53일만에 해트트릭을 더했다.
박주영은 경기를 마친 뒤 “히칼도의 움직임이 워낙 좋았고, 전반전에 골이 빨리 나와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응원해준 가족덕분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동아시아대회에서도 어느 포지션에 출전하든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전반 24분 김은중의 골을 어시스트한 히칼도는 이날 총 3개의 도움을 기록,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총 7개의 도움으로 어시스트 랭킹 단독 선두에 올라 `포르투갈리그 어시스트왕' 출신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하여 5승4무3패로 승점 19점을 마크, 5위로 전기리그를 마쳤다. 전기리그에서 아쉽게 목표했던 우승을 놓친 서울은 2연승을 기록하며 전기리그를 마쳐 후기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특히 박주영-김은중-히칼도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가 경기를 거듭하면서 좋은 호흡을 과시해 후기리그에서는 더욱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