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K리그도 중반을 지나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K리그 정규리그에서 22경기를 치른 현재 FC서울의 성적은 36득점 21실점 승점42점으로 리그 1위. FC서울의 장점은 수비-미드필더-공격이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공격시에는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 가담으로 공격을 극대화 시키고 있고, 수비시에는 공격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며, 정규리그 15개팀 중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FC서울은 최근 8월 후반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최근의 경기결과는 FC서울에겐 좋은 보약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공격수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과연 FC서울의 공격을 책임질 공격진들은 누가 있을까? 그 FC서울의 공격진들의 매력을 파헤쳐보자.
넘치는 공격자원
현재 FC서울이 가용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은 5~6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가용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는 것은 다른 팀 입장에선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귀네슈 감독은 이러한 선수 활용을 위해 투톱과 쓰리톱을 적절히 섞어가며, 선수를 활용하는 등 그의 용병술은 변화무쌍하다.
FC서울의 공격의 중심에는 데얀이 있다. 지난 시즌 33경기에서 15득점 6도움을 기록하며, FC서울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결정적 역할을 했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K리그에서 20경기 12득점 1도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7경기 4골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데얀의 활약에 따라 FC서울의 경기결과가 좌우될 만큼 데얀의 영향은 컸다.
데얀이 정규리그 5라운드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트리기 전까지 FC서울은 3승4패(정규리그, 아시아챔피언스 성적 포함)하며, 주춤 했고, 특히 이 기간에 3연패를 기록할 만큼 데얀 본인조차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하지만, 데얀이 골 맛을 본 이후로 어느덧 리그 1위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진출 할 만큼, 실질적인 공격진의 에이스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신인왕을 수상하며, K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승렬. 그는 지난 시즌 K리그 개막 이전에 가진 LA갤럭시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교체 출전 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국에 알렸다. 지난 시즌 주로 교체투입 되는 상황에서도 5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였다. 특히, 지난 해 7월 2일 수원과의 컵대회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수원의 K리그 연속경기 무패 기록을 ‘18’에서 멈춰 세우게 했다. 이승렬은 통상 프로 데뷔 2년차들이 겪는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슬럼프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출전하는 횟수도 많이 늘었으며, 6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수치면에서도 지난 시즌의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그는 8월 22일 대구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귀네슈 감독의 신임을 제대로 받았고, 최근에는 쓰리톱의 일원으로 경기에 자주 출장하고 있다.
정조국은 이번 시즌 초반 데얀과 투톱을 이루며, FC서울의 공격을 책임졌다. 하지만 5월 2일 성남일화의 홈경기에서 광대뼈 부상을 당하며, 2달정도의 공백기를 가졌다. 정조국이 재활에 매진하는 사이 이승렬이 그의 공백을 잘 메웠고, 정조국의 입지는 다소 줄어드는 듯 했다. 하지만, 7월 12일 인천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2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5-1대승을 이끌었고, 시즌 초반처럼 FC서울 공격의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되었다. 하지만, 부상 이후 아직 예전의 골 감각을 완벽하게 회복하지는 못했고 FC서울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브라질 국적의 안데르손을 영입하며 더욱 치열한 주전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태다. 시즌 초반 선발 출전한 정조국으로서는 부상에서 회복된 이후 8월에 5경기에서 교체출전을 할 만큼 주전으로서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최근에는 이승렬마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에 정조국이 주전 스트라이커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이승렬, 안데르손과의 경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안데르손은 이번 여름시장에서 FC서울의 공격진을 보강하기 위해 수비수인 케빈을 방출하고 새로 영입한 선수이다. 안데르손의 장점은 193cm의 큰 신장. 큰 신장을 이용한 제공권 장악은 그의 매력포인트 이기도 하다. 이러한 큰 신장은 상대 수비수에겐 큰 위협이 된다. 상대 수비수보다 5~10cm 큰 신장을 가진 안데르손을 수비하는 수비수 입장에선 공중볼 싸움에서 이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장으로 대적할만한 수비수가 성남일화의 사샤(195cm), 울산현대의 임종은(193cm)일 만큼, 그의 신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그리고 다른 공격수와는 달리 안데르손은 수비에도 열심히 가담하고 있다. 그래서 성실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협은 주전보다는 조커로써의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지난 시즌 10월 26일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42분 다이렉트 왼발 슛을 성공시키며, 팀의 1-0승리를 이끌며, 그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순위 경쟁에서 막바지에 이른 상태에서 성남일화를 잡으며, 성남일화와의 경기직후 FC서울을 리그 1위로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시즌에서도 이상협은 15경기 출전(11경기 교체출전, 정규리그, 컵대회 포함)하며, 교체출장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기록도 1도움으로 수치상으로는 미미한 수치지만 공격은 물론 미드필더에서의 싸움이 여의치 않을 때는 미드필더에서도 발군의 역할을 해내며,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다.
어떠한 공격진의 조합이 이상적인가?
시즌 초반 귀네슈 감독은 4-4-2포메이션을 주로 이용했다. 상대팀의 전술에따라 3-5-2를, 때로는 4-3-3을 사용 하는 등 상대편이 예측하기 힘든 전술을 많이 사용했다. 특히, 그 전 경기 BEST11이 단 한번도 똑같은 적이 없을 만큼 많은 선수들을 활용하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개막전부터 공격진은 데얀-정조국의 투톱을 이용한 공격을 많이 시도했다. 성남 홈경기에서 정조국이 부상을 입은 이후 FC서울은 정조국의 대안으로 이승렬을 내세우며, 데얀-이승렬의 투톱체제를 구성하게 되었다.
정조국의 부상회복 후 다시 데얀-정조국 체제로 갈 것 같은 공격체제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안데르손 영입이후 그 추세가 달라졌다.
안데르손 영입이후 데얀-안데르손의 체제로 공격진을 구성한 FC서울은 최근에는 데얀-안데르손-이승렬을 이용한 스리톱을 내세우고 있다. 공격수가 3명이나 되는 만큼 그만큼 상대 수비에게 위협을 줄 수 있지만, 역할이 겹친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에 데얀, 안데르손의 역할이 겹치며, 스리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승렬이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역할 보다 2선에서 주로 활동하며, 두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사실, 공격진에서 어떠한 조합이 괜찮다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순 없다. 선수들의 그날 컨디션과 부상여부, 상대팀의 전술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수들을 내보내는 귀네슈 감독의 특성상 2명 또는 3명의 공격진을 내 보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조합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결국 정답은 귀네슈 감독만이 알고 있다.
/글=김윤환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