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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풀어 본 FC서울-성남 경기

2010-05-28



FC서울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K리그 컵대회 B조 2R경기에서 방승환과 데얀의 연속골로 성남에 2대 0으로 승리하며 B조 단독선두로 뛰어 올랐다.

지난 23일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FC서울은 이날 성남전에서 승리하며 지난 3월 27일 포항전 이후 홈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성남전에 있었던 일들을 사자성어로 풀어보았다.

1. 전력투구(全力投球)

광주와의 경기에서 신인들을 대거 투입하며 신인들의 실력점검에 초점을 맞췄던 FC서울은 이번 성남과의 경기에서 김치우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BEST11을 모두 선발출전 시켰다. 김치우의 공백은 최근 물오른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환이 대신 메웠다.

이에 맞서는 성남도 골키퍼 강성관을 제외하고 기존의 BEST11 그대로 선발출전 시키며 양 팀은 모두 이날 경기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2. 절치부심(切齒腐心)

전반 25분 방승환은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에스테베즈의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이번 시즌 3번째 골을 기록했다. 지난 3월 7일 강원과의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이후 80일만의 골. 그동안 코뼈 부상과 공격수로서 골을 오랫동안 기록하지 못하며 절치부심했던 그로서는 이번 성남 전에서의 골이 그 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3. 하석상대(下石上臺)

성남은 정성룡의 월드컵대표 차출로 인해 골키퍼 공백을 정의도, 강성관으로 메웠다. 정의도는 울산과의 경기에서 3골을 허용하며 FC서울과의 경기에서는 후보로 밀려났고 성남의 골문은 올해 입단한 신인인 강성관이 차지하게 되었다.

강성관 역시 이번 시즌 K리그에 첫 출전이어서 그런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후반 15분, 볼 컨트롤 실수를 저지르며 김태환에게 공을 빼앗겼고 이는 성남이 2번째 실점을 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남 신태용 감독도 “강성관이 첫 경기여서 그런지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현재 골키퍼 가 문제지만 현 상황에서 그대로 안고 가야 되지 않겠느냐. 시간이 지나면 점차 좋아질 것”이라며 쓰라린 속마음을 애써 달랬다.



4. 낭중지추(囊中之錐)

낭중지추는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있어도 저절로 사람들에게 알려짐을 이르는 말이다. FC서울에도 이러한 선수가 있다. 그의 이름은 김태환.

김태환은 지난 4월 18일 울산전 이후 K리그에서 7경기 연속 출장 하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특히 김태환은 컵대회 2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지난 26일 성남전에서 왼쪽 측면에서 빠른 발을 이용해 측면 돌파를 시도했고 간간히 날카로운 크로스로 수비를 위협했다. 그리고 후반 15분, 성남 골키퍼 강성관의 공을 빼앗으며 팀의 2번째 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최근 FC서울 홈페이지 게시판(이하 서게)에서도 김태환에 관한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서게에서는 김태환에 대해 ‘제2의 이청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김태환 때문에 축구 볼 맛이 난다’ 등 김태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면서 김태환은 ‘FC서울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5. 군계일학(群鷄一鶴)

이날 성남전에서 김태환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FC서울 골키퍼 김용대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친정팀을 상대로 시위라도 하듯 성남의 모든 슛을 막아냈다. 특히, 후반 종료 직전 위기 상황에서 빠른 상황 판단으로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날 활약으로 김용대는 시즌 2번째 MOM(Man Of the Match)에 뽑히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양 팀 감독 모두 믹스트 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용대에 대해 칭찬했다. 패장인 성남 신태용 감독은 “골 운도 안 따라 줬지만 용대가 너무 잘했다. 왜 이런 선수를 월드컵 대표로 안 뽑아갔냐”며 약간의 원망 섞인 말을 했고, 승장인 FC서울 빙가다 감독 역시 “용대가 잘 해줘서 경기에 이길 수 있었다”며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이제 FC서울에게 '포스코컵 2010' B조 경기도 2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상대는 정규리그 1,2위 팀인 울산과 제주. 울산은 김영광, 오범석, 김동진이 월드컵대표로 차출되며 수비라인에 비상이 걸린 상태. 제주 역시 조용형, 구자철이 월드컵대표로 차출되며 척추라인에 균열이 간 상태이다. 월드컵 대표에 이승렬만 차출되면서 전력누수가 적은 FC서울이 울산과 제주를 꺾고 안전하게 컵 8강에 조1위로 선착하길 기대해 보자.

글=김윤환 FC서울 명예기자(elecpian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