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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FC서울 선수들의 어록을 찾아서

2007-07-02



1. “우리는 가족이다. 가족이니까 서로 아껴주고 도와줘라. 남들이 뭐라고 하건 절대 신경 쓰지 말라. 우리는 한 가족임을 알고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2. “부상당한 선수가 있으면 시간을 내서 찾아가 위로 해줘라.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3. “너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팬들이다. 팬들을 즐겁게 하려면 우선 너희부터가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라.”
4. “언론, 팬, 선수의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한다. 언론과 잘 지내라. 언론은 팬들과 선수들을 연결해주는 중간 다리와도 같다. 팬들이 너희를 더 좋아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를 더 많이 하고 노력하라. 팬들을 즐겁게 할 모든 방법들을 찾아라.”

위에 말들은 올 시즌 초 귀네슈 감독이 FC서울 사령탑에 오른 후 선수들에게 한 말들의 모음, 일명 ‘귀네슈 어록’이다. 귀네슈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답게 실력뿐만 아니라 언어 구사력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어록속의 말 하나하나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귀네슈 감독의 어록은 FC서울이라는 축구팀이 한 단계 발전된 팀이 되기 위한 주옥같은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귀네슈 감독의 말솜씨와 견줄만한 수준급의 입담가 들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알아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FC서울 선수들이다. FC서울은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는 만큼 다른 선수들 보다 톡톡 튀게 개성 있고 재미있는 수준급의 입담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 이러한 FC서울 선수들의 수준급인 입담을 보고 있으면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의미를 가진 고사 성어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연상시키게 되는데, 그럼 이제부터 FC서울 선수들의 멋진 어록을 살펴보도록 하자!



박주영의 어록, ‘나보다는 그대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겉보기에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박주영의 말솜씨도 수준급이다. 박주영의 뒤에는 언제나 ‘축구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듯이 그의 축구실력은 단연 대한민국 최고수준인데 이러한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그는 득점 한 후 가지는 인터뷰에서 언제나 득점의 영광을 팀 동료들에게 돌린다. 3월 18일 제주전에서 올 시즌 첫 득점을 한 후 “보신 분들이 다 아시겠지만 나는 거기 서있었을 뿐이었고, (정)조국 형이 연결해준 볼을 밀어 넣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전에 (이)청용이, 두두의 매끄러운 연결이 없었다면 골을 넣을 수 없었을 것이다” 라고 말했으며, 3월21일 수원 전에서 프로통산 세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가진 인터뷰에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또한 좋은 찬스에서 급하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 했던 것이 주요했던 같고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직접 찾아와 주셔서 힘을 넣어준 것이 기뻤다”며 논리 정연한 말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진정 프로다웠다.



이청용의 어록, ‘팬들애개 멋진 경기 보여주고자 주문 외우기도’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뛰어난 실력으로 올해 큰 주목을 받은 FC서울 젊은 피 중 한명이다. 지난 3월 4일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2007시즌 FC서울의 첫 골을 성공시킨 후 “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감독님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공격할 때는 공격에 집중하고, 수비할 때는 수비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수비 가담에 대해서는 풀백 최원권 선수와 위치를 바꿔가며 공간을 활용하라는 지시와 압박에 가담하라는 주문이었다. 감독님의 주문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 내 취약점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각오를 다지고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려고 노력했다”며 수준급의 인터뷰를 한데이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이청용, 그가 그라운드를 바꾼다’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 때나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일 때 그 걸개를 보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멋진 경기 보여드리자고 주문을 외우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며 팬 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심우연의 어록, ‘등번호 41번은 못 바꾼다’

올 시즌 중요한 순간마다 헤딩골로 FC서울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팬들을 즐겁게 했던 ‘고공폭격기’ 심우연은 큰 키에 비례하여 말솜씨도 뛰어난데, 많은 팬들이 그의 배번이 41번이라는 점을 많이 궁금해 했다. 팬들의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그는 “FC서울에 입단해서 1년 차에 달았던 번호가 41번이었다. 나는 처음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프로생활을 시작한 FC서울에서 처음 달았던 41번을 계속 달고 있으며, 쉽게 바꾸지는 못할 것 같다” 라는 멋진 대답로 멋진 헤딩실력만큼, 멋진 말솜씨를 뽐냈다.



기성용의 어록, ‘우리의 내일은 밝다’

올 시즌 가장 돋보이면서도 팀의 막내인 꽃미남 기성용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로 유명한데, 5월 26일 성남전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경험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오늘 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그 다음날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조금 힘들게 가고 있지만 분명 후반기에 좋아질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우리 팀의 미래는 밝다. 또한 팀에서 내 역할은 공격보다는 상태팀 공격을 차단하고 공격이 원활하게 전개되도록 돕는 역할이다. 지금 현재 내가 해야 할 역할에 충실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솔직하고, 담백한 어조로 이야기 하는 것이 듣는 이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병지의 어록, ‘뒤에서 응원하는 팬들 생각나‘

FC서울에는 말솜씨라면 절대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난 노장선수가 있는데, 그 선수는 다름 아닌 맨 뒤에서 언제나 FC서울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수문장 김병지다. 김병지는 5월 16일 대전과의 컵 대회 경기에서 패널트킥을 막아내고 팀을 승리로 이끈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항상 골키퍼는 최선을 다해 골문을 지켜줘야만 팀이 승리할 수 있다. 골키퍼는 팀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항상 책임감이 많이 든다. 또한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고 동료들이 또 득점을 성공시킬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며 골키퍼의 진정한 정의를 내려주는 멋진 말을 하였으며 비 오는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와서 오늘 경기는 관중이 별로 없을 거라 예상했지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페널티킥을 막은 이후에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이 바로 뒤에 있는 팬들이었다. 그래서 내가 페널티킥을 막은 이후에 그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박수를 쳐주게 되었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후배 선수들에게 팬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정한 프로 선수가 어떤 것인지 몸소 실천하여 행동으로 가르쳐줬다.

축구실력뿐만 아니라 말솜씨도 수준급인 FC서울 선수들! 그라운드 안에서는 멋진 플레이로, 그라운드 밖에서는 멋진 말솜씨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FC서울 선수들은 진정한 프로이자 최고다.

글=김성준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