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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Positive 서포팅, K리그 서포팅 문화를 선도한다 -이원재 수호신 회장-

2008-02-05



FC서울의 ‘12번째 전사’ 수호신이 올해로 5살이 되었다. 2004년에 태어난 수호신은 그동안 K리그 최초로 ‘클린 서포팅’이라는 새로운 ‘서포팅상’을 제시하면서 K리그 응원문화를 선도해 왔다.

수적, 질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수호신은 2008 무자년을 맞이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한 해 동안 수호신을 책임 있게 이끌어가는 주인공을 뽑기 위해 <제 5대 수호신 회장 선거>가 지난 1월 7일부터 후보 추천을 시작으로 19일부터 23 일까지 투표가 진행되었다.

총 투표수는 201표였으며, 기권 1표를 제외한 유효표 200표 중 대표로 나선 이원재, 최윤웅 후보는 각각 103표 (51.2%)와 97표(48.3%)를 얻으며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였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박빙의 투표 레이스 끝에 제 5대 수호신 회장으로 당선된 이원재씨와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지난 1월 29일 서울역에서 만났다.



더욱 공정해진 선거 방식

그동안 5살의 나이를 먹어오면서 수호신은 선거 방식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해의 경우 새로운 선거 방식을 도입하면서 더욱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수호신측의 이야기다.

카페를 새로 만들어 가입자에게 승인번호를 SMS로 보냈고, 이메일을 수호신 주소로 보내면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일일이 열어서 수호신 회원 명부랑 대조 확인하는 철저한 검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렇게 선관위는 양측 후보가 동의하는 가운데 효율적인 선거 방식을 도입하고 적용했다. 수호신 회칙에는 무기명 투표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인터넷 투표이기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었기에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예전 선거 방식은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해서 투표에 바로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활동하지 않는 회원의 휴면 아이디에 접근할 수 있는 등 여러 부정들을 사전에 배제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만 했다.

사실 이번 수호신 회장 투표를 진행한 201명은 수호신 전체 회원 수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미미한 숫자라고 볼 수 있다. 비록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어쩌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 지표이기에 오히려 더 정확한 수치로 보는 것이 옳다고 이번 선거를 지켜본 팬들은 말했다.





supporting의 본질을 찾겠다, positive supporting

“우리는 지금까지 클린 서포팅(clean supporting)을 외쳐왔다. 하지만 clean supporting은 영어에 있지도 않은 말일 뿐더러 우리가 추구하는 개념을 더 정확히 표현 하자면 positive supporting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영어의 supporting는 지지하는, 응원하는 이란 뜻으로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즉, 우리 팀을 응원하는 것은 positive supporting이며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negative supporting이다. 우리는 positive supporting을 추구해야 한다.”

수호신 초기에는 타 서포터들과 다소 충돌이 있었다. 우리도 어느 정도 이를 이해했고 싸우는 걸 원치 않았기에 clean supporting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그런데 지난 해 몇몇 안 좋은 사건들을 계기로 처음엔 똑같은 생각, 우리 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했던 사람들이 대응 방법에 있어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상대가 때리면 맞대응 하겠다’,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던 것.

그래서 작년 말부터 수호신 내부에서는 ‘clean supporting’이란 무엇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과연 ‘clean supporting’이 무조건 참아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 팀, 우리 선수, 우리 서포터 구성원이 공격을 받는대도 참아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물론 울타리가 되어줘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욕하지 못하도록 무시하지 못하도록 더욱 결집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신임 수호신 회장 이원재씨의 생각이다. 상대가 악의적인 마음을 먹는다면 우리 스스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이 대응한다고 해결되는 개개인 서포터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풀어가야 하는 것이다.

연맹과 구단 등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물론 좋겠지만 우선 무엇보다도 서포터즈 개인 스스로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돌아가 supporting의 본질, 주체를 기억했으면 좋겠는 이원재씨는 focus는 우리 선수들, 우리 팀 FC서울을 응원하는 것이고 경기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지 상대가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방법에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한마음이다. 내가 먼저 도발하고 싸우겠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폭력은 싫다. 하지만 봉변을 당하면 갚아주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점은 물리적 충돌을 없애면 된다. 물리적 충돌을 차단한다면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원재씨는 회장으로서 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한다. 연맹, 구단, 상대 구단, 원정이라면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관내 경찰 등에게 경기 일주일 전에 고지를 하고 응원을 간 수호신들의 진로, 장소, 이동 시간, 인원 수 등을 주기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수호신 회장은 슈퍼맨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조금 더 하나의 일체감을 가지고 움직이기 위해 중앙이 필요하고 회장이 필요한 것이다. 방법은 사전에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는 것뿐이다.”



생활 속의 축구는 계속된다, 수호신 리그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사람들이 많이 지루해 한다. 만날 기회도 적어져서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면 ‘내년에 봅시다’라고 인사를 하곤 하는데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생각한 것인데 지금도 개별적으로는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좀 더 체계성을 갖추고,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리그가 끝나고 난 후 수호신 리그를 시작할 계획이다. 심신단련도 되고 우호증진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녁 식사 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은 시간까지 식사도 못하고 인터뷰에 응해준 이원재 수호신 신임회장. 그러나 그는 밥보다 FC서울이 우선이다. 30년 넘게 축구와 함께 해 온 세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는 이런 자리를 예상이라도 한 듯 그 동안 피부로 느끼고 생각해 온 것들이 논리정연하게 자리 잡혀 있었다.

이제 수호신은 새로운 회장 이원재씨와 함께 2008년 한 해를 꾸려 나가야 한다. 우리가 지지하는 목적인 우리 팀만 생각하고, 우리 선수들에게 더 힘을 불어 넣어주기 위한 방법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가 했던 말 중에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있었다.

“자발성은 독재자의 지휘아래에서 보다 더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글=정대훈, 백승경 FC서울 명예기자
사진=수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