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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역사를 쓰는 사나이! 김병지!

2006-05-18



“이제 500경기를 위해 다시 뛴다.”
꿈이 있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했다. FC 서울의 철벽 수문장 김병지 역시 아름다운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17일 열린 경남전에 출전함으로써 K리그 통산 402경기 출전 신기록을 세운 김병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나의 목표인 500경기 출전을 위해 달려갈 생각”이라며 각오를 더욱 단단히 했다. 앞으로의 길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험난할 것이라는 김병지는 “지금까지 온 것도 모두 팬들의 사랑 덕분이었다. 팬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다면 목표인 500경기 출전도 문제 없을 것”이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경남전을 끝내고 만난 김병지의 모습은 역시 대기록을 세운 사나이답게 의연했다. 어떤 것을 해냈다는 만족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꿈을 위해 도전하는 진정한 승부사의 모습이었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와 우승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김병지의 모습은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가슴 든든한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음은 K리그의 새 역사를 달성한 김병지와의 일문 일답.

-마침내 대 기록을 세웠다. 실감이 나나?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난다. 지난 402경기를 치른 것 보다 앞으로 목표로 하는 500경기 출전을 위해 남은 98경기가 더욱 중요하고 진정으로 나를 평가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아마도 훨씬 더 힘들 것 같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가장 먼저 떠 오른 생각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록을 세운 것보다 오늘 경기를 이긴 것이 더 좋았다. 2연승도 하고 지난 번 (경남전)패배도 설욕해서 팀 분위기가 한층 상승세를 타게 돼 기쁘다.

-402경기를 뛰는 동안 가장 기뻤던 경기와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가장 기뻤던 경기는 현대 시절인 98년 포항과 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헤딩 동점 골을 넣었을 때다. 당시 인저리 타임 때 동점 골 넣고 이후 승부차기에서 2개 막아 결승에 올랐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경기다. 반면 가장 아쉬운 경기는 2004년 수원과의 챔프전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부차기를 실축했을때다.

-교체 출장한 적은 몇 번인가?
▲402경기 중에 교체된 적은 3번 정도 된다. 허리 부상과 최인영 선배가 은퇴할 때, 그리고 2004년 지금의 팀이 된 서울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다.



-대표 발탁이 안된 후 요즘 김병지 선수의 의연함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동안 힘들었을 것 같은데?
▲순간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나 개인적인 것 보다는 가족들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감독님 등 주변에서도 팀 내 최 고참이 흔들리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팀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이장수 감독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특히 부인의 미니홈피 글이 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오히려 내가 아내를 더 위로했다. 솔직히 팬들의 사랑이 나 뿐 아니라 아내가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됐다. 팬들이 미니홈피에 올려준 마음을 울리는 글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한편으로 글을 보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홈피 하루 방문자가 8만 명이 넘었다. 탈락한 사람한테 그렇게 큰 지지와 격려를 받은 것에 무척 행복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주목을 받는 것보다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을 더 많이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 많은 분들의 의도와 다르게 대표 선수들에게 오히려 짐이 되는 것 같아서 솔직히 조금은 걱정이다. 대표에 발탁된 선수들에게는 축구선수의 꿈인 월드컵에 나서는 만큼 가진 기량을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니홈피에 올린 두 아들의 이야기가 가슴이 찡했는데.
▲태백이 반에서 우유급식 때 선생님께서 “태백이 아빠의 국가대표를 위하여”라는 말을 하며 반 친구들과 함께 대표 발탁을 기원했다는 말을 들었다. 태백이도 당연히 국가대표가 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확히 인식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은 누구나 인정하는 대기록이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어떤가.
▲이전부터 500경기를 항상 염두 해 왔다. 500경기 출전이라는 것은 17년간 매년30경기 이상을 출전해야 가능한 기록이다. 자기관리, 성실한 자세, 꾸준한 경기력, 부상 예방 등이 모두 합해져야 한다. 사실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다. 솔직히 공인으로 사는데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절제하고 나를 이겨왔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나의 목표를 위해 40세 까지 부상 없이 뛰어야 하는데 앞으로 98경기가 더 도전적인 인생이 될 것 같다.

-더불어 무실점 경기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록 경신에 대한 부담은 없나.
▲부담은 없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지 집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별한 체력 유지 비결이 있나? 보양식은?
▲가정적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큰 비결인 것 같다. 동기 유발이 된다. 보양식은 따로 없다. 단지 골키퍼로서 필요한 비타민, 연골 보호제 보조식품은 꾸준히 복용하고 있다.

-서울에 와서 15경기를 뛰었다. 느낌이 어떤가?
▲정말 좋은 팀에 왔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FC 서울은 진짜 빅 팀이라는 느낌이 다. 팬들도 많이 오고 경기장에 나설 때부터 느낌이 다르다.

-올 시즌에 대한 각오는?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먼저다. 무조건 플레이오프에 나가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AFC(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FA컵 타이틀 꼭 따내고 싶다.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싶나?
▲다른 어떤 것보다도 팬들이 원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던 선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팬들이 힘든 시기에 많은 지지를 해준 만큼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펼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김병지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들이 정말 많다.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앞으로 또 다른 나의 목표를 향해 힘든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지금까지처럼 격려 와 많은 지지 부탁드리고 FC 서울이 모든 부분에서 거듭날 수 있도록 경기장에 많이 오셔서 함께 승리의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