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share > 페이스북

NEWS & TV

News

[웹진2월호]스타와일촌맺기-김은중 선수편

2006-02-02



이제 2006 시즌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두 달이 훌쩍 넘는 시즌 오프 기간 동안 축구가 그리워, 또 우리 선수들이 그리워 2006시즌을 손꼽아 기다리는 많은 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팬들의 마음의 전해져서일까. 쿤밍으로의 강도 높은 1차 전지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은 며칠 쉬지도 못한 채 다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그 중 유독 반가운 얼굴, 샤프 김은중 선수를 1월 27일 구리 GS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나보았다.

한결 강해진 체력과 조직력을 얻은 쿤밍 전지훈련
1월 27일, 훈련장에서 만난 여러 선수들의 모습은 꽤나 수척해 보였다. 척 보기에도 쿤밍 전지훈련이 얼마나 힘들었는 가를 느낄 수 있었을 정도. 평소 과장 없기로 유명한 김은중 선수 역시 “너무 힘들었다”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얻은 것이 많다. 신입 선수들의 보강과 K리그 전체에서도 고참 축에 속하는 김병지, 김한윤 선수의 합류로 팀 컬러가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게 김은중 선수의 전언이다.

“팀의 전력 보강을 통해 수비라인이 훨씬 두터워 졌습니다. 쿤밍이 고도가 워낙 높은 곳인데다 훈련 강도가 세서 확실히 팀 전체적으로 체력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2차 전지훈련인 키프러스에서 전력까지 재정비가 되면 완성도가 높아질 겁니다. 선수들간의 팀워크도 더욱 좋아지고 있고요. 느낌이 좋습니다.”



최전방 공격수인 그가 초특급 도우미가 된 사연
총 225경기 출전에 57골, 22도움을 기록한 그는 역시 탁월한 골잡이다. 어쩌면 그래서 통산 20골, 20도움을 기록해야 가입할 수 있는 20-20클럽으로의 문턱이 멀게만 보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05시즌은 달랐다. 박주영 선수와 투톱으로 활약하면서 박주영 선수에게 준 어시스트만 4개, 통합 6개로 5월 22일 전남전, 통산 51골, 21도움을 기록하며 20-20클럽에 가입했다. 그리고 05시즌은 통산 7골, 7도움으로 마무리했다.

어떻게 그렇게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 혹시 이장수 감독님의 특별 전술이 있었던 걸까? 김은중 선수에게 물으니 웃으며 답해준다.

“따로 전술이 있거나 감독님께서 미리 지시하시는 사항은 아닙니다. 다만 ‘저보다 더 좋은 찬스를 잡은 선수에게 공을 연결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한 거죠. 특히 (박)주영이가 잘 해준 거고요. 경기를 풀어 나갈 때 조금이라도 더 쉽게 가려는 마음은 모든 선수들이 다 똑 같은 거 아닐까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고 팀 동료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작년에는 히칼도나 (박)주영이와 발을 맞춰본 시점이었다면 06시즌에서는 더 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2006년은 월드컵의 해, 주축 선수들의 빈 자리는?
90년대 후반부터 대표팀에 끊임없이 오르내렸던 김은중 선수. 월드컵의 해인 올해에 떠난 해외 전지훈련에서 팀 동료만 해도 4명이 차출되어 나갔다. 대표팀에 대한 미련은 없냐고 물으니 딱 잘라 “없다”라고 말한다.

“월드컵의 결과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습니다. 2002년 4강을 예측한 사람이 몇 없었듯 말이죠. 현재의 저는 대표팀보다 소속팀에서 제 몫을 다 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공격수 중에 (박)주영이와 (정)조국이가 빠지게 되서 제가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박주영 선수와 정조국 선수가 빠진 공격진에서 새로이 기대가 되는 선수는 누구일까? 김은중 선수가 꼽은 차세대 공격수는 바로 ‘댄디보이’ 한동원 선수다.

“전지훈련에서도 동원이의 몸놀림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프로에 일찍 데뷔해서 그런 지 나이에 비해 경험도 많은 편이고,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 생각합니다.”



프로 10년차, 그리고 J리그의 기억
동북고를 중퇴하고 1997년 처음 프로무대를 밟던 날. 그 이후로 벌써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은중 선수 스스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프로로 나서기로 결정했던 그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자신도 어린 나이에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보면 저처럼 도중에 학교를 그만두고 프로로 전향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아직 어리기 때문에 쉽게 들뜨고 자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합니다. 제 손으로 돈을 벌고, 프로 무대에서 이름만 듣던 선배들과 한 팀에 있다는 것에 들뜰 수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하죠. 하지만 프로라는 것은 그 자체가 경쟁의 시작입니다. 프로에 입성했다고 끝이 아니죠. 그 때부터 경기에 나서기 위해 치러야 하는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2003-04시즌에는 J리그 베갈타 센다이 팀에서 뛰었던 그는 미래에 J리그로 진출하기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 리그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선수 자신에게는 큰 경험이 됩니다. 하지만 미리 알아야 할 것은 해외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곳입니다. 타지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이 혼자 생활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미리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모두들 머리로는 알지만 그것을 실천하기가 힘든 거죠. J리그던 유럽 리그던 해외로 나가기를 꿈꾸는 선수들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자신을 단련시켜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실력은 물론이요, 외적으로 타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만들어야 겠지요.”

그렇다면 J리그와 K리그는 어떤 점에서 가장 다를까? 김은중 선수의 모습이 한결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J리그는 철저히 팬을 위한 축구를 합니다. 일각에서는 J리그의 수비가 상당히 약해서 공격수가 골 넣기에 좋은 곳이라는 말도 하지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축구는 골로 말하는 것이고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골이니까요. 최고의 방법은 아니겠지만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사실 J리그는 우리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이 입장권이 비쌉니다. 물가가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렇다 보니 팬을 위한 축구를 하는 게 당연한 일로 흐르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서 차이를 생각할 때 똑같이 벤치 마킹을 할 수는 없겠지만 팬을 위한 축구를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프로 선수가 팬을 위해 축구를 한다는 것, 당연한 일 아닐까요?)”



임신으로 힘들어 하는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에게
작년 9월, 추석 연휴 즈음 팀 전체에 희소식 하나가 번져갔다. 바로 김은중 선수의 부인 최윤정씨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찾아 온 소중한 2세.
평소에도 곧잘 집안일을 돕곤 한다는 김은중 선수는 임신 후 힘들어 하는 아내를 잘 보살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연이은 훈련으로 집을 돌볼 틈이 없다는 것.

“결혼을 했을 때에도 내가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누별「?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 생각이 점점 커지죠. 아내에게 더 잘 해야 하는데, 제가 오히려 아내에게 도움을 받고 의지하고 있으니 미안할 뿐입니다. 이제 5월 경이 예정일인데요, 아직까지는 사실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확 피부로 느끼겠죠? 기다려집니다.(웃음)”

겨울 이적시장에서 김은중 선수가 FC서울을 떠날 거라는 루머성 기사에 많은 팬들은 걱정했고, 혹여나 정말로 그가 가 버릴까 노심초사 한 것도 없지 않다. 그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니 “걱정해 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지금 열심히 훈련하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라는 말을 전했다.

우리의 샤프 김은중 선수. 쿤밍 체력 훈련 후 야윈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선수들의 이러한 각오와 모습이 모두 FC서울 2006시즌의 원동력이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저희 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성원 부탁 드리고요, 저는 2006년에 부상 없이 경기 잘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에는 작년처럼 맥없이 무너지지 않겠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우승을 향해 무조건 뛰겠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2차 전훈지인 키프러스에서 또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06시즌을 위한 정비를 하고있을 것이다. 많은 팬들의 기다림과 성원이, 또 선수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예비아빠 샤프 김은중 선수, 06시즌 FC서울의 화끈한 공격력의 선두주자로 많은 이들을 기쁘게 해 줄 것을 기대한다.

글=오현정 FC서울 명예기자


* 본 기사와 사진들은 FC서울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허가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거나 편집하는 것을 금합니다.

☞웹진 다른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