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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날아 올랐다. 이제부터 시작”

2011-04-30

다시 날아올랐다. FC서울이 대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FC서울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와의 리그 8번째 경기에서 2대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그 어느 때 보다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무엇보다 내용이 드라마틱했다.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두 골을 성공시켰다. 단순한 승리 이상의 값진 과정과 결과다.

최용수 수석코치가 첫 지휘봉을 잡은 FC서울이었기에 이번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했다. 감독으로서의 지도자 경험도 없었다. 팀도 위기였다. 여러가지 걱정도 많았지만 멋지게 해냈다.

특히 올 시즌 첫 선발 출장한 고명진과 오랜만에 출전한 캡틴 박용호가 천금 같은 골을 성공시켜 용병술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무엇보다 가진 실력만 그대로 보여주면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킨 것이 가장 주효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첫 단추를 잘 꿰며 날아올랐기에 그의 별명 ‘독수리’처럼 고공비행 하는 일만 남았다. 리그 2승째(3무 3패)를 거둔 FC서울은 승점 9점을 기록하며 상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데얀이 원톱으로 나섰고 몰리나 제파로프 고요한이 뒤를 바치고 하대성과 고명진이 중앙을 책임진 미드필더진은 상대에게 그 구성만으로 위협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반 초반부터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쉽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막판 실점 위기도 있었지만 최현태가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를 펼쳐 극복했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열망은 후반 들어 더욱 커졌다.

동점골이 터진 것은 후반 12분.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몰리나가 올린 프리킥을 박용호가 멋지게 헤딩으로 연결하며 제주 골 망을 흔들었다. ‘프리킥의 마술사’ 몰리나와 ‘골 넣는 수비수’ 박용호가 합작한 환상적인 골이었다. 그 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 광주전 패배 이후 책임감을 느끼고 삭발을 했을 만큼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인 박용호. 이번에는 아예 해결사로 나서면서 많은 선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보였다.

두 번째 골은 절묘한 패스 플레이에서 나왔다. 후반 36분 상대 왼쪽 진영에서 제파로프가 방승환에게 연결하자 이를 절묘하게 데얀에게 내줬다. 볼을 잡은 데얀은 상대 수비 5명 사이로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잡은 고명진이 골키퍼까지 제치며 정확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 동안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개인적인 아쉬움을 털어냄은 물론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더구나 프로 첫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코치에게 잊지 못할 승리를 안겨준 값진 골이었다.
함께 선수 시절을 보낸 적이 있는 이 둘은 서로간에 무한 신뢰를 보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후반 상대 공격수와 볼을 다투던 골키퍼 김용대 선수가 코뼈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5월에만 8경기가 있을 만큼 중요한 순간에 나온 부상이기에 안타까움이 크다.
승리의 기쁨도 오늘까지만 누려야 할 것이다. 5월 4일에는 알 아인과 AFC챔피언스리그가 있고 8일에는 상주 원정이 있다. 더욱 몸을 추스리고 앞으로의 비상을 준비해야 할 때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