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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막내 승렬이가 형들에게 보내는 편지

2008-12-01



먼저 오늘 플레이오프 경기의 멋진 승리를 형들과 함께 자축하고 싶어요.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 올라와 경기를 지켜본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네요. 사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20여일 간의 시간 동안 혹시라도 우리 팀의 전반적인 경기감각이 다소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걱정도 했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형들이 경기장의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FC서울의 선수로 프로무대를 밟게 되고 첫 시즌을 보낸 2008년은 그저 ‘열정’ 하나 만으로 형들과 축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최고의 선수들 속에서 과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한 시즌을 보낸 지금은 저 승렬이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출전기회를 얻게 되면서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형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이제 FC서울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우승까지는 챔피언 결정전 단 두 경기만이 남았네요. 되돌아보면 프로 데뷔 골을 넣었을 때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컵 대회 수원 원정경기에서 제가 결승골을 넣었을 때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요. 저도 모르게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이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고, 저도 그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형들에게 드리는 말씀인데요. 돌아오는 수요일, 일요일에는 형들이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저를 위로하면서 늘 해주시는 말처럼 우리 팀이 꼭 우승하면 저도 혹시 신인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솔직히 저도 선수 생활에서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은 꼭 타고 싶은데 그럴 수 있도록 형들께서 제 몫까지 더 열심히 뛰어주세요. 그럼 막내 승렬이는 형들만 믿고 경기장에서 열심히 응원할게요.

/정리=김광식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