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한 경기. FC서울은 컵 대회 2연패를 위해 27일 홈에서 열리는 울산과의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 결승 진출까지의 컵 대회 주역들은 누가 있었을까? 지금부터 그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특급도우미로 승천한 ‘블루드래곤’ 이청용
도움 5개로 컵 대회 도움왕을 확정 지은 ‘블루드래곤’ 이청용은 B조 조별리그 4차전이었던 대전전에서 5번째 도움을 기록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FC서울의 ‘특급 도우미’로 자리잡았다. 특히 수원에게 4대1의 대승을 거뒀던 3월 21일 홈경기에서 팀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해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주영의 3골 중 2골을 배달했던 장면은 FC서울 팬들의 가슴 속에 그의 이름을 깊이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승리의 축포를 쏘는 ‘패트리어트’ 정조국
2007 컵 대회에서 ‘패트리어트’ 정조국이 쏘는 승리의 축포는 B조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수원과의 홈경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경기 종료 3분 전 그의 발끝에서 터진 그림 같은 중거리 슛. 승리는 이미 확정적이었지만 3대1과 4대1은 느낌이 사뭇 달랐다. 정조국은 이후에도 조별예전 5차전(부산)과 6차전(광주)에서 두두와 함께 연속 골을 기록하며 팀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비록 지금은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이번 컵 대회 결승전에서 선발출장이 불투명하지만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울산의 골 문을 향해 우승의 축포를 쏠 준비가 되어있다.
진화하는 ‘고공폭격기’ 심우연
B조 조별리그 4월 4일 경남전 후반 44분 헤딩 결승골. 4월 11일 대전전 전반 43분 오른발 동점골. FC서울의 ‘고공폭격기’ 심우연의 골은 이처럼 늘 극적인 상황에서 터진다. 이번 컵 대회 결승전에서도 김은중과 함께 공격수로 선발 출장이 유력한 심우연은 종료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 상대 골 문에 무차별 폭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K리그 159경기 무실점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컵 대회 조별리그와 4강전을 마친 그의 실점률은 경기당 0.64골로 여전히 K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승부차기로 결승티켓을 획득한 지난 20일 인천과의 4강전에서 상대팀 마지막 키커의 슛을 온몸으로 막아냈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김병지는 컵 대회 결승전을 앞둔 현재 K리그 451경기 출장과 159경기 무실점 기록을 가지고 있다. 결승전인 만큼 양팀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또다시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고 해도 전혀 두렵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돌아온 ‘샤프’ 김은중
시즌 초반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가 복귀한 김은중은 이후 팀의 공격을 이끌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별리그 9차전이었던 5월 16일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1대0 승리를 안겼고 울산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골을 넣을 킬러 1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스쿼드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FC서울에 다시 돌아온 김은중의 존재감은 든든할 수밖에 없다.
파이팅 넘치는 ‘협투소’ 이상협
컵 대회 마지막 경기를 앞둔 요즘 FC서울의 경기장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가투소의 플레이 스타일을 닮은 ‘협투소’ 이상협의 몸짓이 경기장에 박진감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강력한 왼발에서 터져 나오는 그의 예리한 슈팅은 팀의 공격에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최근 많은 공격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팀의 주축선수로 거듭나고 있는 이상협은 실력으로 인정을 받으며 이제는 당당히 주전 공격수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과의 준결승전에서 전반 20분 자신의 주특기인 강력한 왼발 터닝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을 만큼 컨디션도 최고조에 올라와 있는 이상협은 이번 결승전에서도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