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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분간의 혈투, 그들은 아름다웠다…FC서울 인천 꺾고 컵대회 결승 진출

2007-06-21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열심히 뛰었다. 120분간을 뛴 그들의 모습은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었다.

FC서울이 컵 대회 2연패를 향한 마지막 고지에 올라섰다. FC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과의 컵 대회 4강전에서 연장과 승부차기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해 대회 2연패를 바라보게 됐다. FC서울은 역시 이날 수원을 꺾고 승리를 거둔 울산과 27일 오후 8시,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7년 컵 대회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전후반 연장까지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FC서울은 승부차기에서 짜릿한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한국 최고의 ‘거미손’ 김병지가 있었다. 김병지는 4대3으로 한 점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의 마지막 키커 이동원과 맞섰다. 크게 심호흡을 한 김병지는 백전노장답게 이동원의 발끝을 응시했고 볼이 떠나자 정확히 방향을 읽어 슛을 막아냈다. FC서울의 결승진출을 이끄는 것과 동시에 그가 한국 최고의 골키퍼임을 다시 한 번 알리는 순간이었다.










전반 20분 이상협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경기가 잘 풀리는 듯 했다. 상대진영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아디가 짧게 연결해주자 이상협이 기다렸다는 듯 그림 같은 왼발 터닝 슛을 날렸고 볼은 그대로 인천 골 문을 갈랐다. 올 시즌 붙박이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는 이상협은 지난 16일 인천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며 FC서울의 새로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2분 뒤 곧바로 실점을 하며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투 톱으로 나선 심우연과 김은중 이상협 등은 이후 쉴 새 없이 인천 골 문을 노렸고 빠른 측면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했다. 후반 20분에는 김은중이 날카로운 왼발 슛을 날렸지만 옆 그물을 때렸고 33분에는 이상협이 역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이번에는 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FC서울은 연장 후반 2분 부상으로 아직 몸이 완전치 않은 정조국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FC서울은 첫번째 키키로 나선 정조국과 두번째 키커로 나선 이상협, 네번째 다섯번째 키커로 나선 아디와 곽태휘가 침착하게 골을 모두 성공시켰고 김병지가 마지막 선방을 펼치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인천과의 정규리그와 마찬가지로 부상과 대표차출 등으로 많은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거둔 승리이기에 이날 경기는 더욱 뜻 깊다. 특히 신예 선수들이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경기를 잘 펼침으로써 앞으로 남은 두 경기 전망을 밝게 했다.

FC서울은 이틀 뒤인 23일 대구와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펼치고 다음주 수요일인 27일 대망의 컵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