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매서운 바람이었다.
체감온도 영하를 넘나드는 추위속에서 열린 센다이 원정길. 센다이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속에서도 FC서울은 흔들림 없었지만 한 순간의 집중력 부족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FC서울이 ACL 4라운드 센다이와의 원정길에서 0대1로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의 아쉬운 패배로 승점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FC서울은 승점 7점으로 조 선두는 그대로 유지했다.
FC서울은 이날 아디와 김주영을 중앙 수비수로 김치우 최효진을 좌우로 배치하며 수비진의 변화를 시도했다. 중원에서도 한태유를 투입하며 하대성 고명진과 함께 중원 장악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다. 원정에서 치욕을 맛본 센다이의 공격력 강화 전술을 예상한 포메이션이었다. 최용수 감독의 이러한 대비는 틀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는 공격적인 전술로 거세게 밀어 부쳤다.
좌우를 번갈아 상대의 파상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FC서울 수비진들의 커버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한번의 흐트러짐이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6분 상대의 코너킥에서 앞에서 자르려고 쇄도하는 공격을 커버하지 못했다. 다소 이른 실점이었다.
이후 FC서울은 만회골을 위해 공격의 날을 강화했다. 좌우 날개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고요한과 몰리나가 데얀을 중심으로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FC서울의 막강 화력에 상대는 흔들렸다. 강력한 대인방어가 이루어졌지만 유기적인 패스로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45분 결정적인 찬스가 몰리나에게 이어졌다. 고요한과의 원투패스 이후 상대진영 우측에서 슛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힘이 강했다. 아쉽게도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분위기는 그대로 후반에도 이어졌다. 에스쿠데로와 김현성을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김현성은 데얀과 호흡을 맞춰나가며 상대진영에서의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후반 12분 상대진영 오른편에서 이뤄진 데얀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완벽하게 골문 사각을 겨눈 슈팅이었지만 볼은 아쉽게도 크로스바를 맞았다. 이후 FC서울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좌우는 물론 높이를 이용한 공격까지 쉴새없이 이뤄졌다. 그러나 휘슬 종료까지 바라던 만회골은 이뤄지지 못했다.
ACL의 첫 패배다. 분명 이날 FC서울에게 내려진 결과물이다. 하지만 E조 1위의 자리는 변함이 없다. ACL우승을 목표로 하는 FC서울에게 미리 내려진 예방 주사일 뿐이다. 무엇보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와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잘 싸웠다.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좋은 경험이었기에 ACL우승을 향한 앞으로의 행보는 문제없다.
다시 리그를 맞이하는 FC서울의 다음 상대는 수원이다. 이날과 마찬가지로 원정길이다. 그러나 리그는 분명 다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붉게 물들어 줄 FC서울의 팬들이 있다. 이미 정신무장은 되어 있다. 완벽한 승리로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아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