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2005 K리그. 어느덧 지난해 K리그의 감동을 뒤로한 채 2006 시즌이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 시즌은 6월에 열리는 독일월드컵으로 인해 프로축구의 인기가 한층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K리그 흥행의 키워드라 할 수 있었던 ‘축구천재’ 박주영의 월드컵 활약은 2006년 K리그를 뒤흔들어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맘 때쯤 되면 많은 축구 전문 채널들을 통해서 시즌 전망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곤 한다. FC 서울 웹진은 가능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2006 K리그 전망해 보고자 한다. 과연 2006 K리그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그리고 FC 서울은 어떠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부터 차분히 눈을 뜨고 살펴보자.
◈ 우승? 아무도 모른다!
스토브리그 동안 각 팀들은 나름의 전력보강과 충실한 훈련으로 2006 시즌 왕좌에 오르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승팀 울산은 박규선, 박동혁 등을 영입해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췄고, 지난해 돌풍의 주역인 인천은 자신들의 주무기인 조직력 강화에 한층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올 시즌 판도를 바꿀만한 팀들은 이보다는 훨씬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였다.
# FC 서울, ‘이제는 튼튼한 수비까지 갖췄다!’
지난 시즌 FC 서울은 박주영, 김은중, 히칼도 등 삼각편대를 앞세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성적표는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공격은 K리그 최고였지만, FC 서울의 문제점은 바로 수비력이었다.
후기리그에 들어서면서 이전보다는 좋아졌지만, 번번히 수비수들이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흔들렸고, 위험지역에서의 대인마크 능력부족으로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K리그 최고의 방어율을 자랑하는 김병지와 짠물수비의 주역 김한윤을 영입하면서 수비력이 막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장수 감독 역시 전지훈련을 통해서 수비조직력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바 있다. 공격력은 그대로 남아있고, 약점이었던 수비까지 갖췄으니 더 말할 것이 없다. 강해졌다.
미드필더에서는 대표팀의 스타로 떠오른 백지훈의 성장이 반갑고, 멀티플레이어 김동진도 기량이 한껏 성장했다.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단 격이다. 다만 한가지 FC 서울이 풀어내지 못한 부분은 선수층이 얇은 미드필드진이다. FC 서울이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까? 지켜보자.
# 울산, ‘더욱 강해졌다!’
지난 시즌 만년 2위 징크스를 털어내며 우승컵을 차지한 울산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우승으로 선수와 코칭 스태프에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하지만, 울산은 지난해 주축으로 활약했던 김정우를 J리그로 보냈고, 러시아로 현영민을 보냈다. 김진용은 경남 FC로 이적 시켰다. 전력 손실이 염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의 중원을 휘저으며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이호와 오랜 부진을 털어내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이천수의 과감한 공격력을 앞세워 울산은 지난해 우승의 여세를 그대로 몰아갈 태세다. 더욱이 국가대표급 박규선과 박동혁을 영입해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에 위력을 더한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울산은 지난 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등 전 시즌을 통틀어 최소 50경기 이상의 강행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즌 막판까지 현재의 전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힘의 안배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일찍 힘을 뺀 나머지 목표로 하는 모든 것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 인천 유나이티드 FC, “돌풍은 계속된다
체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른 축구를 추구하는 장외룡 감독의 축구철학과 선수들의 성실한 플레이가 절정의 조화를 이루며 지난 시즌 창단 2년 만에 리그 통합순위 1위와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엇보다 인천은 지난 시즌 거둔 성과로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또 라돈치치 등 뛰어난 용병 공격수를 뒷받침하기 위한 복안으로 K2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김한원을 영입하며 공격력에 힘을 더했다.
단, 이번 시즌에도 엷은 선수층이라는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시즌 성패를 좌우할 관건. 지난 시즌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넘치는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매 경기 경고 및 퇴장과 부상에 미리 대처하는 선수들의 냉철함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성남, '화끈한 공격축구는 계속된다!'
후기리그를 우승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성남.
모따, 우성용, 두두라는 강력한 공격에 올해는 수원에서 활약하던 안효연까지 합류시켰다. 게다가 대표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원 사령관 김두현은 올 시즌 성남을 다시 한번 살아나게 할 특급병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도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김상식, 김영철, 조병국, 장학영, 박진섭 등 포백을 구성한다면 국가대표팀 수비라인을 구성할 수도 있다. 게다가 여기에 차세대 국가대표 골키퍼로 각광받았던 김용대까지 합류했으니 말 그대로 무시무시하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잦은 부상 방지,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걷는 김도훈이 차지했던 공격력을 얼만큼 메우느냐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력의 핵이 될 용병 선수들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도 성남이 풀어내야 할 중요한 해결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포항, '전통적인 강호의 모습을 찾겠다?'
김병지를 서울로 이적시키면서 골키퍼에 대한 공백이 매우 크다. 또 최근에는 이동국의 이적설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물론, J리그 시미즈에서 활약하던 국가대표 최태욱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여러모로 볼 때 득보다는 실이 크게 보인다. 그리고 시즌 개막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터져 나온 이동국의 이적설은 팀 분위기를 여러모로 흔들고 있다.
전통적인 강호의 모습을 찾겠다고 나선 포항이지만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 우승에 근접하려면 주전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이런 저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문단속을 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수원,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
지난해 스페인 프로축구의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를 연상시키는 ‘레알 수원’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수원. 기대와는 달리 주전 선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정규리그를 힘겹게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송종국을 제외한 대다수의 선수들이 복귀했다. 특히, 김남일의 복귀는 차범근 감독의 미드필더진 운용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아드보카트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는 조원희, 대표팀 주전 골키퍼 이운재, 김진우, 최성용, 마토, 박건하 등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우승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 시즌도 작년처럼 주전 선수들의 부상을 관리해주지 못하면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다. 또 주전 선수와 비주전 선수들 간의 전력차가 어떻게 줄이는가가 관건이다.
#경남 FC, ‘전력은 신생구단이 아니다’
올해 처음으로 K리그에 모습을 보이는 경남 FC. 박항서 감독 체제로 출항하는 경남은 이용발, 산토스, 김성재, 김도근, 문민귀, 하리, 신병호, 루시아노, 김진용 등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지난해까지 다른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생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스쿼드 구성 자체는 결코 신생구단이 아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얇은 선수층과 전술 완성도. 우선 신생팀이기에 가지는 약점인 전술적인 완성도는 다른 팀들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경험으로 채워 나갈 수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선수층이 다른 팀들에 비해서 얇기 때문에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정규리그에는 조금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항서 감독이 첫번째 감독직을 맡고 팀을 운영하는 데서 오는 시행착오도 불가피 할 것이다. 하지만 신생팀의 패기를 축구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기대되는 2006 K리그
어느 해와 마찬가지로 지나해 후반기는 무척 뜨거웠다.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기 위한 팀들간의 경쟁이 과열됐기 때문. 하지만 올 시즌과는 비할 바가 못될 것으로 보인다. 1998년과 2002년 월드컵 이후에 불었던 K리그의 폭발적인 관심이 이를 예측하게 만든다. 대표팀 선수들의 복귀 시기와 맞물려 펼쳐질 후기리그에는 관중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예상된다. K리그가 대표팀 활약의 근간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각 구단들은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경기를 치루게 될 것이고, 그런 만큼 팀들 간에는 경기력과 마케팅 경쟁은 더욱더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다.
축구의 해가 될 2006 K리그 그 어느 때 보다 기다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문인성, 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
* 본 기사와 사진들은 FC서울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허가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거나 편집하는 것을 금합니다.
☞웹진 다른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