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인 무하마드 알리의 명언인 이 말은 어찌 보면 오히려 축구와 더욱 잘 어울린다. 상대편 지역의 양쪽 측면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후 중앙으로 시원스럽게 올려주는 크로스. 이 때 중앙에서 상대의 골문을 향해 폭풍처럼 쇄도하던 공격수는 그대로 달려가던 탄력을 이용해 날아오르는 동시에 골키퍼의 위치까지 파악한 후, 골대 빈 곳을 향해 강한 헤딩슛을 쏜다. 어쩌면 너무 흔한 공격방법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이미 우리는 이런 상상만으로 가슴이 탁 트이지 않는가?
여러분이 한 달 동안 애타게 기다렸을 ‘배워봅시다’ 의 세 번째 순서는 ‘샤프’ 김은중 선수의 헤딩이다. 다른 기술은 몰라도 헤딩만큼은 자신 있다고 자부했던 기자도 취재가 끝난 직후 온 몸의 결림 현상을 피할 수 없었던 그 치열한 배움의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하려고 한다. 미리 말해두지만 헤딩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보자.
STEP 1. 스탠드 헤딩 (지면에 양 발을 붙이고 선 상태에서 하는 헤딩)
■ 체크포인트
1. 양 발은 어깨너비로 적당히 벌려 몸 전체의 균형을 유지한다.
2. 목이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한다.
3.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서 공을 ‘찍어 내리듯이’ 이마 중앙에 정확히 맞추면 된다.
STEP 2. 점프 헤딩 (지면을 차고 뛰어올라서 하는 헤딩)
■ 체크포인트
1. 실제 경기 중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헤딩이다.
2. 점프한 후의 동작을 스탠드 헤딩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STEP 3. 헤딩슛
■ 체크포인트
1. 날아오는 볼을 주시하며 낙하지점을 정확히 포착한다.
2. 그대로 달려들어가서 임팩트 순간에 골대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볼의 진행 방향을 바꾸어 놓아야 한다.
노하우1.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헤딩 연습 방법!
볼을 자신의 머리위로 던져 놓은 후 떨어지는 볼을 바로 헤딩으로 연결하는 동작이다. 이 연습 방법을 통해 혼자서도 스탠드 헤딩과 점프 헤딩 모두를 연습할 수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노하우2. 나만의 헤딩 타이밍을 찾아라.
축구를 즐기는 개개인의 키와 점프력은 각자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헤딩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타이밍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수비수와 몸싸움 중에도 볼의 낙하지점을 미리 예측해서 순간적으로 수비수보다 빠른 타이밍에 예측한 낙하지점을 선점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헤딩은 곧 타이밍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노하우3. 점프는 스탠딩 점프보다는 런닝 점프를 해라.
가만히 선 자세에서 두 발로 뛰어오르는 하는 것보다는 달려오는 탄력을 이용해서 그대로 한 발로 뛰어오르는 것이 더 높은 타점에서의 헤딩을 가능하게 하는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노하우4. 절대로 볼을 두려워하지 마라.
헤딩을 할 때는 볼을 머리와 얼굴 주변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처음에는 볼이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헤딩 때문에 큰 부상을 당하는 거의 없기 때문에 볼을 끝까지 보고 과감하게 헤딩을 하는 것이 자신과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신기하게도 김은중 선수는 헤딩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자신의 프로 데뷔 골이 바로 헤딩 골 이었던 것이다. “울산 현대와의 경기였어요. 비록 팀이 패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는 골입니다.” 어느 새 K리그에서 프로 10년 차를 맞은 김은중 선수이고, 그 동안 기록한 헤딩 골을 미쳐 다 헤아릴 수도 없지만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김은중 선수는 잠시 데뷔 골의 추억에 흠뻑 잠긴 듯 했다.
이 때다 싶어 바로 헤딩에 대해서 평소에 정말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간혹 어중간한 높이로 오는 볼을 받게 될 때 발로 처리할까 머리로 처리할까 하고 고민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 김은중 선수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순간적인 판단을 내릴까?
“골대 앞에서는 어느 정도 높이로 볼이 오면 헤딩을 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안전하고, 상대 골키퍼들이 예측하기도 훨씬 힘든 것 같아요. 학창 시절 선생님들께 배웠을 때도 골대 앞에서 어느 정도 높이의 공은 발로 때리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하려면 볼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머리로 헤딩을 하는 것이 수비보다 먼저 공을 차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배웠습니다.”
정말 명쾌한 대답이다. 또한 자신은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쭉 키가 큰 편에 속해서 아무래도 헤딩에 유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말 헤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키 보다는 볼의 낙하지점을 잘 찾아내는 능력, 찾아낸 곳에 자리를 잡는 능력, 그리고 수비수와 경합하는 상태에서의 볼에 대한 집중력의 3박자를 고루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스탠드 헤딩과 점프헤딩, 그리고 헤딩슛을 배웠다. 비록 우리 모두의 로망인 다이빙 헤딩슛의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자. 오늘 배운 이 세 가지 헤딩 기술만 완벽하게 소화해도 여러분은 이미 헤딩이라는 공격 옵션을 탑재한 훌륭한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호쾌한 다이빙 헤딩슛은 조만간 경기장에서 김은중 선수가 보여준다면? 아! 생각만해도 가슴은 벌써 쿵쿵거린다.
글=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김주용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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