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은 지난 14일 전북과의 홈 개막전에서 K리그 최초로 치어리더 제도를 한 시즌 체제로 도입했다. 한국 프로축구 초창기에 잠시 있다 사라진 ‘치어리더’라는 단어가 ‘V맨’과 ‘V걸즈’라는 신조어로 돌아오면서 그 동안 야구장과 농구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치어리더를 이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 “FC서울처럼 치어리더를 가지고 있는 해외 축구팀은 과연 없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축구장에 ‘치어리더’라는 단어는 한국축구팬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Facebook Bolton Wanderer's Official Match Day Dance Team page
‘블루드래곤’ 이청용이 현재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원더러스의 홈 구장인 리복 스타디움에는 치어리더가 있다. 볼튼은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로서 연령층이 인근에 위치한 맨체스터, 블랙번 등 다른 도시들 보다 높은 편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축구장에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 치어리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볼튼원더러스의 치어리더는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한다. 많은 볼튼원더러스의 팬들이 경기가 시작하고 나서야 입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경기 전 아무런 경기장 행사가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경기 전 치어리더의 응원은 잉글랜드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상당수의 볼튼원더러스 팬들이 노년층이 많기 때문에 ‘양반기질’이 다분한 편이다. 따라서 볼튼원더러스의 치어리더는 이러한 ‘양반기질’의 팬들을 ‘적극적인 팬’으로 바꾸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였고, 그 결과 지난 1월18일 아스널 전에서 28,893명의 최다관중기록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한편 14일 처음 선 보인 FC서울의 ‘V맨’, ‘V걸즈’는 더욱 다양하고 즐거운 퍼포먼스를 팬들에게 제공했다. 해외의 치어리더처럼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중석 안에 직접 위치하여 팬들과 직접 호흡하였다. 따라서 ‘V맨’, ‘V걸즈’로 인한 긍정적 효과인 일명 ‘V Effect’가 일어났다는 평가다. 그럼 지난 14일 어떠한 ‘V Effect’가 일어났는지 함께 알아보는 것도 FC서울 홈경기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서포터와 전 관중이 하나되는 진정한 축제의 장!
지금까지 FC서울의 열띤 응원은 항상 서포터 ‘수호신’의 몫이었다. 축구장에서는 서포터 중심의 응원이 주를 이루다 보니 때로는 가끔 경기장을 찾는 일반관중석과의 괴리감도 없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FC서울의 홈 개막전에서 서포터는 물론 전 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홈경기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관중석 E석에 앉은 FC서울 팬 김은지(20)씨는 “남자친구를 따라 축구장에 처음 오게 되었는데 앞에서 ‘V맨’과 ‘V걸즈’가 응원을 리더해주니 쉽게 FC서울 응원문화에 동참할 수 있었다”며 ‘V Effect’를 톡톡히 실감하였다.
끝까지 긴장감을 풀지 못해!
아울러 축구에서 “끝나기 5분전을 사수하라!”는 승리 방정식이 있는 것처럼 ‘V Effect’는 전반 40분, 그리고 후반 40분에 더욱 빛을 발휘하였다. 전 후반 끝나기 각각 5분전에 ‘V맨’, ‘V걸즈’는 대대적인 FC서울 팬들의 응원을 이끌었다. 자칫 중간에 나가는 팬들로 인해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는 경기장 분위기를 끝까지 긴장감 있게 만들었다. 14일 경기장을 찾은 FC서울 팬 조기철(26)씨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FC서울의 동점골과 역전 골을 간절히 염원하며 응원했다.”고 말 문을 연 뒤 “간절히 바라던 득점이 나오질 않아 아쉬움도 있지만, 다음 홈경기인 포항 전에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쓰여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FC서울에 ‘V맨’, ‘V걸즈’라는 신조어가 생겨남에 따라 축구장에 새로운 응원문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해외 축구장 치어리더들이 펼쳤던 팬들에게 보여주는 서비스 형태의 단순한 공연과도 사뭇 달랐다. ‘V맨’, ‘V걸즈’를 통해 한국 축구장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시키면서 일구어낸 ‘V Effect’를 통해 FC서울의 홈경기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 김성준 FC서울 명예기자 wonhyeng836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