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에는 유난히 ‘용’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제 몫을 해낸다.
이청용이 떠나자 또 다른 ‘용’이 날았다. 주인공은 바로 이청용의 포지션과 똑 같은 김승용이다.
김승용이 ‘특급 도우미’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승용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과의 정규리그 18번째 경기에서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며 ‘또 하나의 용’으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달 24일 EPL정상의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환상적인 크로스로 데얀의 첫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한 바 있는 김승용은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16분 데얀의 선제골을 도우며 데얀과의 찰떡 호흡도 과시했다.
김승용은 승부가 팽팽하던 43분에도 정조국의 골을 도우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 날은 김승용뿐 아니라 골을 넣은 데얀과 정조국 모두에게 뜻 깊은 날이었다.
전반 16분 김승용의 킬 패스를 받아 왼발 터닝 슛으로 골을 성공시킨 데얀은 정규리그 11골을 성공시키며 1위 이동국을 추격했다. 골을 터트린 후 데얀은 아내가 앉아있는 곳을 바라보며 ‘배가 불러있다’는 세리머니를 펼쳐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고 아내 역시 전광판에 모습이 비춰지자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응대했다.
지난 5월 결혼 이후 한층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데얀은 좋은 성적은 물론 행복한 결혼 생활까지 두 배로 기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후반 43분 팀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김승용의 패스를 골로 성공시킨 정조국 역시 이날 득점은 의미가 깊다. 지난달 12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성공시킨 이후 이날 경기서 팀의 승리를 알리는 결승골을 터트린 정조국은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알리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새로 합류한 안데르손과의 주전 경쟁에서도 한층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더한 FC서울은 11승 3무 4패로 승점 36점을 기록하며 2위 전북을 4점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단독 선두 자리를 질주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선수 운영의 여유는 물론 가파른 상승세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2만 1091명의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승리의 기쁨을 함께 했다. 이처럼 많은 팬들의 성원이 FC서울이 정규리그 홈 6연승을 달리며 ‘안방불패’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 FC서울은 잠시 무대를 옮겨 오는 19일 수요일 저녁 8시 포항과 피스컵 4강 1차전을 펼친다. 두 팀 모두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지만 귀네슈 감독 부임 후 4승 1무를 기록할 정도로 FC서울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이번 경기도 무더위를 녹일 명승부가 될 전망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