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실력뿐이다.
원정 1차전에서 심판의 명백한 오심으로 승리를 놓쳤던 FC서울이 홈에서 설욕전을 펼친다. FC서울이 30일 저녁 8시 30분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카타르 움 살랄과 4강 진출을 위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원정 1차전에서 전반 2대0으로 앞서다 후반 들어 3골을 허용하며 2대3으로 역전패한 FC서울은 이번 경기에서 만큼은 두 번 다시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며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특히 후반 22분경 안태은이 날린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 라인 안쪽을 명백히 통과했지만 주심과 선심 모두 ‘모르쇠’로 일관해 완승의 기회를 놓쳤던 FC서울이기에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더욱 남다르다.
비록 경기에서는 졌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FC서울의 선수들은 홈에서 펼쳐지는 이번 2차전에서 다득점 완승을 다짐하고 있다.
비록 지긴 했지만 원정에서 2골을 터트린 점도 긍정적이다. 8강전부터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이번 홈에서 1대0이나 2대1로 이겨도 FC서울이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골득실이 같지만 원정 경기에서의 득점이 FC서울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1차전과 똑 같이 FC서울이 3대2로 승리한다면 두 팀 모두 골득실과 원정 득점이 같아지기 때문에 연장전을 펼쳐야하고 그래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는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 이미 1차전에서 승리를 챙긴 움 살랄로서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움 살랄의 수비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플레이만 펼쳐도 FC서울이 서너 골은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다.
FC서울로서는 1차전에서 두 골을 터트린 정조국이 되살아나고 있고 특급 공격수 데얀이 언제든 골 폭풍을 만들어 낼 준비를 하고 있어 이번 경기에서더 다 득점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여기에 1차전에서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미드필더 김한윤과 ‘캡틴’ 김치곤이 합류해 한 층 안정감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돼 나머지 선수들이 훨씬 편한 마음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다.
비록 1차전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지만 FC서울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보약이 됐다. 우선 느슨해 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됐고 베스트 멤버가 출전한 상대의 전력을 파악한 만큼 이겨야 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무엇보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K리그에서도 최고의 홈 승률을 자랑하는 만큼 이번에도 통쾌한 승리를 예약해 놓고 있다.
특히나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여곡절 끝에 이 자리까지 올라 온 FC서울이기에 그 누구보다 챔피언에 대한 집념이 강할 수 밖에 없다. 홈 텃세나 심판의 눈 먼 판정에 기대는 것이 아닌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K리그 최고 팀의 모습을 아시아 전역에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