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있는 날 홈경기가 열렸다. FC서울은 6월 25일에 열리는 홈경기를 기념해 DMZ 목함지뢰 사건의 관련자이자 국가를 위해 헌신한 김정원, 하재헌 하사 2인의 시축으로 경기의 문을 열었다. 16라운드 경기의 상대는 상주 상무였다.
FC서울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골키퍼 포지션에는 양한빈이 섰다. 오스마르와 곽태휘가 중앙 수비수로 나섰고 양쪽 사이드에는 심상민과 이규로가 자리했다. 이석현과 고요한 그리고 주세종이 허리를 구성했고 윤승원을 꼭지로 윤일록과 이상호가 공격진을 이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FC서울은 원활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 3분 비록 아쉽게 라인을 벗어났지만 윤승원이 발 빠른 몸놀림으로 만들어낸 슈팅과 함께 FC서울은 공격의 문을 열었다. 전반 10분 주세종이 고요한에게 건넨 예리한 패스를 고요한이 센스 있게 백패스로 이규로에게 연결했다. 마무리가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FC서울의 중원과 공격진은 원터치 패스를 통해 원활한 공격을 선보였다.
전반 25분 코너킥에서 이어진 상황에서 이규로가 위협적인 크로스를 상주 골대 앞으로 연결해 이를 곽태휘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에 갖다 댔지만 아쉽게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전반 35분 다시 기회가 만들어졌다. 중원에서 공을 갖고 전진하던 고요한이 상대 진영 왼쪽으로 파고 들던 이석현에게 크로스를 연결했다. 고요한의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건네 받은 이석현이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수 한 명을 농락한 뒤 재치 있는 슈팅으로 선취골을 터뜨렸다. 지난 대구전에서 1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이석현 본인이 스스로 쏘아 올린 자축포였다. FC서울은 분위기를 장악하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시작과 함께 FC서울은 하대성을 투입하며 중원을 한층 더 강화했다. 계속 기세를 이어나가고자 했지만 후반 6분 순간적인 역습에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FC서울은 큰 동요 없이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한 발짝씩 더 뛰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후반 15분 FC서울은 윤승원 대신 데얀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날카로움이 더해진 FC서울은 짧은 패스로 공격을 진행했다. 후반 22분 쉼 없이 움직이던 데얀이 왼쪽 측면에서 기회를 잡았다. 상대 수비에게서 볼을 탈취한 데얀은 중앙으로 파고들며 강한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키퍼의 펀칭에 막혔다. 이어 튕겨져 나온 공을 뒤에서 달려오던 윤일록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잠시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FC서울의 파상공세였다.
후반 28분 하대성의 패스를 데얀이 흘려주자 그 공을 받은 윤일록이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3분 후 데얀과 교체로 나온 박주영이 차례로 머리에 맞춘 볼이 하대성의 발 앞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하대성은 몸을 날리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34분에는 이석현이 왼쪽의 윤일록에게 연결한 짧은 패스를 윤일록이 재치 있게 뒷발로 심상민에게 연결했다. 심상민이 체중을 실어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대 위로 벗어나고 말았다.
5분 뒤에는 하대성이 바이시클 킥을 선보였지만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40분 고요한이 데얀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데얀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불운하게도 왼쪽 골포스트를 때린 뒤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FC서울은 역습에 한 번 더 실점을 허용했다. 공을 빼앗기는 순간 상대의 반칙이 의심되는 플레이가 나왔지만 경기가 그대로 진행되며 실점 장면으로 이어졌다. 남은 시간 동안 FC서울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재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종료됐다.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지만 과정에서는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전원이 수비를 하는 상대 진영의 좁은 틈 사이에서도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 낸 FC서울의 공격 진행 작업이 조금씩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이었다. FC서울은 다가오는 수요일 전남 원정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승리의 기운을 불러오고자 한다.
글/ FC서울 명예기자 강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