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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를 끊기 위한 선수들의 투혼.. FC서울, 울산과 0대0 무승부

2016-07-09

 본격적으로 여름의 무더위가 시작되는 듯한 날씨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도 오늘 경기가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 것임이 쉽게 예측되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황선홍 감독의 부임 첫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체력이 고갈되는 것이 객석에도 보이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에 부상도 이어졌다. 비록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 노력이 우선은 연패를 마감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FC서울은 9일 치러진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선은 상승세의 상대에게 순위싸움에서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음에 의미를 두었다.




 이날 FC서울은 익숙한 형태의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골키퍼 유상훈의 앞에 좌측부터 오스마르, 김원식, 김동우가 울산의 장신 공격진을 막아낼 수비진으로 나섰다. 고광민과 고요한이 각각 좌우 날개를 맡았고, 윤일록, 다카하기, 박용우가 역삼각형을 이루며 중앙에 위치했다. 최전방은 박주영과 데얀이 자리했다. 진영은 익숙했지만 지난 경기와 비교할 때 약간의 선수교체로 변화를 줬다.

 FC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울산의 수비를 흔들며 골 찬스를 만들어갔다. FC서울은 전반 2분 일찍이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다카하기의 발을 거친 볼이 고요한에게 전달됐지만 아쉽게 울산 수비에게 가로막히며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 전반 5분에는 유상훈이 높이 날아오는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내며 울산의 기습 공격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는 간간이 역습을 시도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수비를 우선시했다. 상대 수비진이 좀처럼 전방을 향하지 않아 그 공간이 좀처럼 형성되기 어려웠지만, FC서울은 리그 최다 득점 팀답게 계속해서 공격 활로를 모색했다. 전반 19분 고요한이 측면에서부터 드리블로 울산 수비 3명을 뚫어내며 인상적인 돌파를 보였다. 6분 후에는 박용우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상대를 위협했다. FC서울은 울산 진영으로 올라갈수록 짧고 간결한 패스로 밀집 수비를 뚫고 기회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지만 아쉽게도 전반전은 그대로 끝이 나고 말았다.

 후반전에FC서울은 다카하기 대신 김치우를 투입했다. 중원에서 약간씩 선수들의 자리 이동이 있었다. 수비가 밀집된 상대의 중앙보다 측면에서 크로스 능력을 높이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데얀은 전반 초반부터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냈다. 발과 머리로 한번씩 날카로운 슈팅이 나왔지만 상대 골키퍼쪽으로 향하며 아쉽게 골문을 열어내지 못했다. 후반 17분에는 윤일록이 조금 먼 거리에서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크로스바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후반 23분 FC서울은 박주영 대신 슈퍼 서브 윤주태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중들에게도 상당히 무덥게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상대의 위협적인 장신 라인업을 경기 내내 온 몸으로 막아내며 공중볼을 클리어하던 김동우는 결국 무릎 부위에 이상을 느끼고 교체 아웃됐다. 후반 38분 우리측 진영에서 충돌을 감수하며 상대를 막아 낸 김원식이 크게 쓰러지며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내 경기에 나서며 승리를 향한 집념과 투혼을 보여줬다. 



 후반 41분 막판 쥐가 난 다리로 참고 뛰던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바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게 가로막혔다. 많은 것을 의미하는 한 골이 터지기를 바라며 마지막까지 관중들도 날씨만큼 뜨겁게 응원했지만 FC서울의 공격은 약간씩 아쉽게 무산이 됐다. 무더운 날씨 속에 추가시간까지 FC서울은 상대의 산발적인 역습을 막아내는 가운데 공격을 펼쳤지만 종료 휘슬이 울리며 경기는 아쉽게 득점 없이 종료가 됐다.



 물론 승리만을 간절히 기원한 만큼 아쉬운 결과였지만 선수들의 투혼으로 무패를 일단 끊어냈다. 딱 한 골이 아쉬웠지만, 거꾸로 FC서울의 수비진과 전방의 선수들 역시 상대방의 위협적인 공격진들에게 그 한 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쓰러져가며 뛰었다. 팬들도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몸을 아끼지 않고 뛰어준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팀의 모습을 재정비하는 것이 분명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리그의 싸움은 길게 지속된다. 절대로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경기는 없다. 오늘의 경기도 긴 싸움에서 반드시 교훈이 되고 보탬이 되는 한 판으로 남을 것이다. 남은 휴식 시간은 길지 않다. FC서울은 오는 13일 2016 FA컵 8강전을 갖는다. FA컵의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다시 한번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홈 팬들 앞에서 전남을 상대한다. 경기 일정이 타이트 해 FC서울의 새로운 축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많은 모의고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리그는 긴 싸움이지만 FA컵은 모든 것을 걸고 임해야 할 ‘실전’이다. 코칭 스태프 지혜와 선수들의 투혼, 팬들의 응원, 모든 힘이 하나로 뭉쳐야 할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글 / FC서울 명예기자 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