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가능성만 가지고 있다고 (팬들이) 믿어주진 않는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정조국의 마음가짐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당장 6일 평가전을 갖는 국가대표 팀에서는 물론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프로생활에서 이제는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매 해가 시작될 때마다 그 해 한국 축구를 빛낼 기대주라는 평가를 들어왔지만 아직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정조국은 “올 해만큼은 반드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조국은 안탈리아에서의 강도 높은 팀 훈련과정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1일 계속된 오전 오후로 이어진 두 차례 힘든 훈련도 정조국의 의지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근 훈련에 대한 소감에 대해 정조국은 “많이 부족하지만 올 해는 정말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좋은 감독님이 오신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열심히 한다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아직 프로에 와서 정규리그 우승을 맛보지 못한 그이기에 올 해는 반드시 팀을 정상에 올려 놓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러면서 내심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동국에 대한 부러운 마음도 내비쳤다. “동국이형은 내가 배우고 싶은 롤(role) 모델이다. 동국이형이 잘 한다면 후배들한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욕심도 밝혔다. 이동국에 대해 그는 “동국이형은 스스로 골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상대 수비와 싸워서 이겨내고 팀 동료에게 기회를 연결하는 것도 잘한다”며 롤 모델을 삼은 이유를 밝혔다.
첫 단추가 중요한 만큼 그리스전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경기가 될 것이기에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에게는 또 다른 경험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정조국은 스트라이커로서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휴식시간에도 골대 앞에 서있는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한다. 또한 그 동안 움직임이 적다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움직임과 팀 플레이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전지훈련 지에서의 생활은 훈련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우리 팀은 현재 ZERO의 상태다. 감독님도 선수들을 보아야 하지만 선수들도 감독님께 보여줘야 한다”며 “힘들지만 모두들 잘 견디고 있다. 또 나뿐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네슈 감독에 대해선 “평소에는 자상하고 친구 같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카리스마가 넘치고 열정적인 분”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정조국이 2007시즌 패트리어트로서의 명성을 날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까.
팬들의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정조국은 2일 오후 역시 국가대표로 뽑힌 김치곤과 함께 런던으로 향했다.
/안탈리아(터키)=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