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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7월호]히칼도, 아디와 함께하는 월드컵이야기&K리그 이야기

2006-07-03



히칼도, 아디와 함께 월드컵으로 수다 떨기
온 나라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붉게 타올랐던 6월. 대표팀의 16강 진출 실패에 온 국민이 안타까워하며 우리 나라의 월드컵은 이미 끝났지만, 아직도 그 여운과 감동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런데 문득 호기심이 생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월드컵을 어떻게 느꼈을까?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리고 만약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라면? 이런 호기심으로 GS챔피언스파크를 향해 떠났다.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인 히칼도와 아디. 그들과 함께 월드컵에 대한 수다를 떨어보기로 한 것이다.

포르투갈 출신의 히칼도, 브라질 출신의 아디, 그리고 대한민국 출신의 본 명예기자, 여기에 통역을 도와준 멕시코 출신의 박만춘 선수까지 이날 인터뷰는 이렇게 월드컵 진출국 4개국을 대표(?)하는 수다로 시작됐다.

월드컵 우승은 당연히 우리나라지!
월드컵의 우승팀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히칼도와 아디는 주저 없이 자신들의 모국을 뽑았다. 히칼도는 “포르투갈이 이번엔 정말 하나로 뭉쳤다. 무언가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며 포르투칼의 우승을 장담했다. 그러나 옆에서 지켜보던 아디는 딱 한마디로 정리한다. 그리고 참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슨 소리! 그래도 브라질이 최고의 기술과 기량이지!” 첫 번째 질문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다.(8강전 결과 히칼도의 포루투갈은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진출했고, 아디의 브라질은 프랑스와의 리턴매치에서 0대1로 패하며 탈락했다.)

우리대표팀이 스위스에 지면서 월드컵 16강에 탈락한 바로 그날 이루어진 만남이라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이들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들의 장담대로 포르투갈과 브라질은 각각 네덜란드와 가나를 꺾고 8강에 진출한 상태이다. 참으로 부럽고 배가 아프다.(* 본 인터뷰는 지난달 25일에 진행됐다.)



그래도 우리는 한국을 사랑해~
2005년에 입단한 히칼도는 한국 생활 2년차. 아디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그런 아디가 받은 길거리응원에 대한 느낌은 충격 그 자체였단다. “같이 길에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TV를 통해서 본 모습은 최고였다. 브라질에서도 그런 것을 볼 수 없는데, 아마 독일에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엄청난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수사를 아끼지 않았다.

가정적인 남자 히칼도는 대뜸 두 아들 디아고와 곤살로의 이야기를 꺼낸다. (히칼도의 가족 이야기는 웹진 2004년 8월호 참조) “아들들이 예전에는 위닝 일레븐 게임을 할때 포르투갈을 선택해서 했었는데, 요즘에는 한국으로만 한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대~한민국 짝짝짝짝”하는 구호가 지겹(?)기까지 하다고. 아들들이 집에서 시도때도 없이 외쳐대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히칼도는 “16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팀 때문에 정말로 슬프다. 동진이, 지훈이, 주영이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16강에도 진출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더불어 히칼도는 “한국 오오오오오~ 한국 오오오오오~~!!”라며 Go West를 멋들어지게 불러 주는가 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여느 한국인 못지 않은 완벽한 발음을 구사했다. 반면 장난꾸러기 아디는 “알럽! 히칼도! 골골골골” 밖에 모른다며 히칼도를 놀리며 깔깔 거렸다.

K리그는 시간이 흐르면 성장할 것
히칼도는 “한국에는 축구 팬이 둘로 양분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는 K리그 팬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대표 팬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조심스럽게 조언을 했다. “결국 이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K리그가 있기에 국가대표팀이 있고, 국가대표가 잘하면 다시 K리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히칼도의 생각이다.
이어 히칼도는 “현재 K리그의 인기가 부족한 것이 한국의 문화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지나고 선수들의 실력이나 의식이 발전하면 리그 역시 크게 발전할 수 있는을 것이다”라고 K리그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밝혔다. K리그 2년차인 히칼도는 어느새 한국의 축구문화를 다 이해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K리그 발전에 대한 아디의 생각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K리그는 이미 중국과는 전혀 다른 프로리그 다운 프로리그”라며 앞으로의 발전을 장담한다. “중국은 아직까지 구단 운영이나 선수들의 의식이 많이 부족하고, 시설에 대한 투자나 기술적인 면에서도 K리그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조목조목 자신의 말에 대한 근거를 밝혔다. 그러자 듣고 있던 히칼도가 “FC서울에서는 계약 당시에 약속했던 훈련 시설이나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 정말 정직하고 확실하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럽의 어느 클럽과 비교해도 훨씬 좋다”고 거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FC서울이 세계적인 팀으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준비를 할까? 아디는 “브라질과 유럽의 훈련 기법을 더욱 많이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많이 뛰는 훈련 보다는 짧은 시간이더라도 기술적인 부분과 체력적인 부분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히칼도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좀 더 자유로워야 한다”고 딱 잘라 말한다. “한국 선수들은 너무 시키는 대로만 하는데, 자유롭게 한다면 더 좋은 기술이 나올 것”이라고, 선수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지성VS 호비뉴
다시 월드컵 이야기로 화제를 바꿔, 히칼도와 아디에게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우리 팀에 온다면 우승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히칼도가 입을 열며 “내가 다쳐서 못 갔는데, 안 그랬다면 월드컵에 나갔을 것(웃음)”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더니 이내 “나라면 박지성이다. 문화에 적응할 필요도 없고 당장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해도 데려왔는데 적응 못하면 소용이 없지 않느냐?”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를 첫 손에 꼽았다. 반면 아디는 팔이 안으로 굽어서 일까? 2004년 브라질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바 있는 레알마드리드 소속의 호비뉴 선수를 꼽았다.

박지성과 호비뉴. 현실이 아닐지라도 갑자기 이들 두 선수가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생각을 하니, 즐거운 미소가 입가를 맴돈다.

컨디션 좋다, 지켜봐 달라
6월 6일 컵대회 성남과의 경기를 마치고, FC서울 선수들에게는 달콤한 휴식 기간이 있었다. 아디는 잠깐 쇼핑한 것 외에는 거의 구리를 떠나지 않았었다고 말한다. 그는 “몇 위라고 장담하진 않지만,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운동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믿음직스럽다.

히칼도 역시 컨디션이 좋다. 그는 “올해 초 부상으로 힘든 시절을 겪었지만,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극복했다”며 “처음엔 나약했지만 FC서울 서포터들 덕에 이제는 더 강한 히칼도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은 꼭 전해달라고 한다. “서포터들이 있어서 한 발이라도 더 뛸 의지가 생긴다. 정말! 고맙다!”
아디 역시 팬들의 함성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원정경기까지 찾아와주는 팬들이 정말 고맙다”며 “진심으로 모두 사랑한다”고 말한다.

대구FC와 광주상무가 가장 까다롭다는 아디, 매 경기 붙는 맨투맨 수비수가 제일 싫다는 히칼도. 하지만 FC서울과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서포터스의 함성과 함께 한다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고 한다.

K리그와 FC서울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과 플레이를 펼치는 히칼도와 아디. 마음 속 깊이 자신들의 조국, 포르투갈과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들이 더욱 바라는 것은 지금 자신들이 뛰고 있는 FC서울의 우승일 것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FC서울 그리고 히칼도, 아디 파이팅!

글=오현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김주영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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