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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7월호]키워드로 돌아보는 체육대회 스케치 - Oh happy day~

2006-07-03



2006년 6월 25일 구리 GS 챔피언스파크.
훈련이 있는 걸까? 검붉은 유니폼 차림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만, 자세히 보니 선수들이 아니다. 사실 선수들이 맞기는 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12번째 선수, 바로 써포터스 아닌가? 모두들 선물을 기다리는 꼬마아이들처럼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표정들이 하나 같이 밝은데, 궁금한 마음에 무슨 일 인지 물으니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대답.

“선수들과 함께 하는 체육대회요!!”
그렇다. 선수와 써포터스가 푸른 잔디를 함께 밟고 뛰는 체육대회가 있는 날,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기쁨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모자랄 만큼 행복한 기운이 넘쳤던 한마음 체육대회, 지금부터 그 현장으로 가보자.

키워드 No. 1 설렘
오후 2시. 비가 온다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만큼 따가운 햇빛이 내리 쬐는 가운데 본격적인 체육대회에 앞서 진행 된 첫 순서, 바로 축구! 누가 FC 서울의 서포터스 아니랄까봐 남, 녀 할 것 없이 축구 실력도 수준급이다.

뜨거운 태양 아래인지라, 그늘을 찾아 쉬고 싶을 만도 한데, 우리 써포터들 더위 따위가 무슨 대수냐는 듯, 열심이다.
저러다가 시작 하기도 전에 지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써포터스는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아마도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설렘 덕분인 듯싶다.
왜 아닐까, 근 한달 만에 보는 선수들인데. 지금 이 순간, 써포터스에게 더위 따윈 장애요소가 되질 못한다. 얼마 전 싸인회가 있기는 했지만 어디 선수들과 함께 뛰는 체육대회만 할까. 그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설렘에 보는 이 마저 설레는 순간이다.

축구로 한판 시원하게 몸을 푼 써포터들. 1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그래도 조금 힘이 드는지 잠깐의 휴식이 꿀맛인가 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90분을 쉬지 않고 뛰는 우리 선수들의 심정이 느껴지는 순간이 아닐까?

살짝 지친 듯한 써포터스들 표정에 다시 활기가 넘친다. 이유는 바로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 선수들을 손꼽아 기다릴 써포터스를 생각해 단 1분도 늦지 않고 나타나(?)준 우리 선수들. 매너도 최고다.



키워드 No. 2 함께, 함께,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와 써포터스가 함께 한다는 것이죠.”
FC 서울 써포터스 ‘수호신’의 김남훈 회장과 2004년에 이어 이번 체육대회 MC를 맡은 정성묵씨에게서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의견이었다.
‘함께’ 비록 한 단어에 불과하지만 가슴 따뜻해 지는, 단순한 단어만은 아닌, 그래서 인지 첫 순서인 지구 차기부터 마지막 순서인 릴레이까지 모두 함께 뛰고 즐기는 웃음소리로 GS 챔피언스파크는 떠들썩 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텝분들의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몸을 푸는 시간을 가지며 긴장을 풀었다. 사실 말은 간단한 몸풀기였으나 오히려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을 듯.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체조가 쑥스러웠는지 뒤로 피하는 몇몇 선수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진행자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는 법. 열심히 추지 않는 선수들을 앞으로 불러내는 센스를 발휘한 진행자. 그런데 앞에 나온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오히려 열심히 췄던 선수들이었다.

김승용, 김치곤, 히칼도, 김병지 선수가 나와 나름대로의 컨셉이 담긴 막춤을 선보였고, 이에 보답하듯 써포터스도 화려한 춤 실력을 선보였다. 다들 축구밖에 모르는 줄 알았는데, 실력이 가히 수준급이다.

몸 푸는 순서 까지만 해도 웃고 즐기던 선수와 써포터스. 그런데 팀을 나눠 체육대회를 시작하니 다들 눈에서 불꽃이 튄다. 걱정해야 할 것은 뜨거운 태양이 아니라 체육대회의 열기가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청팀과 홍팀의 숨막히는(?) 체육대회가 시작됐다.

지구 차기, 팻말보고 달리기, 손발이 고생, 보기만 해도 유쾌한 게임들이 진행되고 슬슬 승부사 기질들이 끓어오르며 ‘담을 넘겨라’ 순서에서는 그 열기가 뜨겁다 못해 끓어 넘쳤다.

중앙에 놓여있는 선을 기준으로 에드벌룬을 상대편 진영으로 누가 더 많이 넘기나 하는 게임이었는데, 웬걸 선수, 써포터스 할 것 없이 모두 이를 악 물고 에드벌룬을 넘기는 것이 아닌가.

작전구상을 하는 몇몇 어린 선수들의 천진난만함, 다 비키라는 손짓과 함께 온 힘을 다해 혼자서 에드벌룬을 넘기는 노련미 넘치는 고참 선수들, 선수들에 질세라 손이며 발이며 할 것 없이 열심인 써포터들, 재미있고 유쾌한 장면인데도 써포터스와 함께 즐기는 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우리 선수들 덕분에 감동마저 느껴지는 이상한(?) 순간이었다.

열기를 좀 식혀야 할 텐데, 다음 순서는 무엇일까? 코너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의 표정이 왠지 부끄럽다는 눈친데? 코너 제목도 왠지 의미심장하다. ‘우리사랑 이대로’
맘에 드는 선수들과 함께 하라는 진행자의 말에 우리의 여성 써포터들, 쑥스러워 하면서도 표정은 한껏 신이 나있다.

다들 즐겁게 임해서인지는 몰라도 재미있는 장면이 꽤나 많이 연출되었는데, 다들 선수가 써포터스를 업고 결승점을 향해 달렸으나 우리의 분위기 메이커 김승용 선수, 오히려 써포터스 등에 업혀 웃음을 자아 내기도 했다.
쑥쓰러움은 잠깐. 모두에게 이 순간은 함께 하기에 행복했던 시간이라는 제목의 한 장 사진이 되어 가슴 깊이 새겨질 것이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야속하지만, 아쉬움이 남기에 소중함을 아는 법. 선수, 써포터스, 구단스텝 모두 줄다리기에 열중하고 숨을 돌리니 결국 마지막 순서인 이어달리기까지 와 버렸다.

모든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이어달리기. 홍팀에서는 박동석, 곽태휘, 안태은, 김동석, 선수가 청팀에서는 히칼도, 이준기, 한정화, 고요한 선수가 함께 했다.

역전에 재 역전을 거듭한 끝에 엄청난 센스(?)를 발휘한 홍팀이 결국 승리를 챙겼고, 청팀의 애교 섞인 항의가 있기는 했지만 모든 순서가 잘 마무리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였기에 즐거움도, 애교 섞인 질투도 그 모든 것이 가능했던 시간.

푸른 그라운드를 밟고 뛰는 선수들, 그리고 그들을 뒤에서 지키는 써포터스. 그러나 적어도 이날 하루만큼은 선수와 써포터스 모두 그라운드를 함께 밟으며 서로의 뒤를 함께 지켰고, 함께 호흡했으며 함께 웃을 수 있었고, 서로의 존재에 다시 한번 감사 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키워드 No.3 우리도 즐거운걸요.
피곤 할만도 한데, 우리 선수들은 단 한 순간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쏟아지는 팬들의 요청에도 한번의 망설임 없이 최고의 팬 서비스를 보여준 우리 선수들, 그 모습이 너무나 고마웠다.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경기장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이 시간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다는 선수들의 얘기는 그들이 굳이 써포터스에게 감사하다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특히 선수들부터 구단의 코칭 스텝,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코칭 스텝의 뒤에서 그림자처럼 일하며 고생하는 구단 프론트까지 총 출동해 팬들과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보며 FC 서울에 대한 애정을 한 뼘 더 키워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행사를 지켜보는 입장이 아닌, 함께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 온 몸으로 써포터스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마냥 즐겁다고 말해주는 그들을 어찌 지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히려 본인들이 더 즐겁다고 말해주는 선수들 덕분에 써포터스는 더, 더 즐거울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었던 시간, 한 장면 한 장면을 어찌 글로 다 쓸 수 있을까? 글로 적기에는 아까울 만큼 재미있었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글로 다 할 수 없는 장면들, 혹시 사진이 대신해 줄까 싶어 준비한 몇 장의 기억들.

그 행복한 장면들을 되새기며 이날의 기억이 써포터스 뿐 아니라 선수, 코칭 스텝, 구단 프런트 까지 FC 서울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선물로 남기를 바래 본다.



글=공희연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강동희, 김주영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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