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새 날개를 달았다!
`총알탄 사나이’라 불리는 어경준 선수가 그 주인공! 2002년 대한축구협회의 우수 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 1기 멤버로 프랑스로 축구 유학을 떠났던 유망주 출신인 그는 2007년에 FC메츠 1군에 합류했다. 하지만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K리그로 임대되어 지난해에는 성남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지난 7월, FC서울로의 이적이 확정되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첫 출장한 그는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서울의 튼튼한 날개가 되기 위해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어경준 선수를 FC서울 웹진 8월호에서 만나보았다.
축구선수 어경준을 논하는데 있어 결코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5년간의 프랑스 축구 유학 이야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장래가 기대되는 어린 선수들을 해외로 유학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어경준 선수는 2002년 10월 처음으로 프랑스에 유학을 갔던 1기 멤버 중 하나였다. 2007년 FC메츠 1군에 합류했고 공식 경기에는 한 경기 출전했다.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프랑스에서 그의 축구생활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 유학 기간을 회고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먼저 유학이 남긴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프랑스에서 현지선수들과 운동을 하다 보니 프랑스어를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지금은 프랑스어로 웬만큼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죠.” 언어가 통하고 나니 현지의 선수들과 운동하는 것이 한결 나았다고 했다. “아무래도 먼 타국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청소년기에 할 수 있는 딴 생각도 하지 않고 한 눈 팔 것도 없이 축구에만 열중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머나먼 타국에서의 생활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잦은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프랑스에서의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부상으로 잃어버린 시간이 길었던 것은 굉장히 아쉬워요.” 그의 목소리에서 깊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축구에만 열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지만 생활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어린 나이에 누구나 함께 하고 싶은 친구가 그에게는 너무나 멀리 있었다. 바다 건너 타국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임은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어경준 선수는 2008년 성남에 임대되어 K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중학교 이후 처음 밟은 한국의 그라운드에 섰을 때의 느낌을 물었다. “한국에 왔을 때 솔직히 놀랬어요. 유럽의 선진축구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죠. 그만큼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축구 수준에 있어서는 크게 차이를 느끼지 않았지만 문화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생활하는 데 있어서 선후배 사이나 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선수로서의 자세와 행동이 달랐죠.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대하고 선수가 코칭스태프를 대하는 것도 전혀 달랐어요.”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제가 그 쪽 문화에 너무 젖어 있었죠.” 겸손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더 이상 적응에 대한 문제는 없다는 의지가 전해졌다.
팬들에게 어경준 선수의 FC서울 입단은 그야말로 깜짝 소식이었다. 어경준 선수에게 FC서울 입단이 결정되었을 때의 느낌을 물었다. “분명 FC서울에서 처음 뛰는 것인데도 처음 같지가 않았어요. 원래 중학교 때 입단 이야기가 오갔는데 프랑스로 가게 되었었죠. 그 당시에도 이영진 코치님과 이야기가 있었고 어려서부터 아는 선수들도 많아서 익숙했어요.”
어경준 선수는 성남 소속으로 지난 5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후반 45분을 뛴 기억이 있다. 당시 상대팀 입장에서 본 FC서울의 인상은 어땠을까. “여러 가지 면에서 부러웠어요. 정말 좋은 홈경기장에서 뛸 수 있고 선수들 분위기도 부러웠죠.” 특히 수많은 FC서울 팬들의 성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선수로서 그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니까요. 서울의 선수들이 많이 부러웠죠.” 당시 경기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역시나 자주 부딪혔던 아디 선수를 꼽았다. “공격하는 입장에서 아디와 경합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어경준 선수는 지난 7월 2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FC서울 선수로서 첫 출장을 했다. 새로운 팀에서의 첫 경기이면서 세계적인 팀과의 빅매치였던 당시의 기분은 어땠을까. “서울에서 유럽의 강호 팀과 붙을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었어요. 솔직히 인생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잖아요.”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함성은 그를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아쉬운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빨리 적응해서 팀에 녹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청용 선수가 빠진 FC서울의 측면 공격수 자리 경쟁에 대해선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경쟁하는 선수들이 다 같은 또래의 선수들인데 실력이 상당하지만 열심히 해서 꼭 자리를 잡으려고 해요.” 코칭스태프가 우선 팀에 융화될 수 있도록 많이 말씀을 해주시기 때문에 적응을 빨리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팬들에게 앞으로의 각오와 포부를 말해달라는 말에 그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많은 경기를 통해서 K리그에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 팀에 보탬이 돼서 팀이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다부진 그의 목소리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앞으로 어경준 선수의 활약! 분명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글=김영민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