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1위인 FC서울과 아시아챔피언 울산이 만났다. FC서울은 2위 전북과의 승점차를 7점으로 벌리기 위해, 울산은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위해 두 팀 모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FC서울은 바로 어제(14일)열린 국가대표 친선전에 출전했던 주장 하대성을 선발로 투입하며 승리를 위한 초강수를 두었다. 이에 반해 울산은 이근호와 김신욱, 김영광까지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고, 빡빡했던 아시아챔피언스 일정에 지친 주전 선수들 대부분을 쉬게 했다.
예상대로 경기는 초반부터 FC서울이 지배했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찬스를 노리던 FC서울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었다. 에스쿠데로가 얻어낸 코너킥을 몰리나가 날카롭게 찼고, 아디가 이를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가 뒤늦게 몸으로 막아봤지만 볼은 이미 골라인을 통과한 뒤였다. 아디의 골을 어시스트한 몰리나는 K리그 최다 도움 기록을 달성함과 동시에 통산 13번째 40-40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K리그 역대 최단기간에 달성한 신기록이었다.
상승세를 탄 FC서울이 추가골을 넣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확히 7분 뒤인 전반 17분 왼쪽 페널티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데얀이 프리킥을 얻어내며 추가골의 기회를 잡았다. 몰리나가 찰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영민이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이 공은 그대로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려봤지만 워낙 강력한 슛이었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울산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전반 24분 고슬기의 패스를 받은 고창현이 오른쪽 패널티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김용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이후에도 이어진 울산의 공격은 번번이 FC서울 수비와 김용대 선방에 걸리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점수를 낸 팀은 울산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낸 FC서울이었다. 전반 42분 하대성이 중앙에서 태클로 끊어낸 볼을 에스쿠데로가 드리블 돌파 이후 데얀에게 넘겼고, 데얀이 침착하게 수비수 한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28번째 골을 넣은 데얀은 K리그 한 시즌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우며, 2연속 득점왕과 함께 득점 신기록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데얀의 골을 마지막으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시작과 함께 FC서울은 하대성을 빼고 고명진 투입하며 점수 차를 벌리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속적으로 공격을 주도한 FC서울은 후반 9분 울산에게 페널트킥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한 김용대가 몸을 날려 실점 위기를 넘겼고 분위기는 다시 FC서울 쪽으로 넘어왔다.
이후 두 팀의 빠른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진 FC서울은 울산 마라냥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3대1 승리를 이끌어내며 경기를 마쳤다.
이날의 경기는 FC서울에겐 최상의 결과였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부의 아쉬움을 날려버렸고 2위 전북과의 승점을 7점차로 벌리며 K리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다섯 경기. 이 중 세 경기만 승리해도 자력 우승이 가능해질 정도로 우승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오늘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은 FC서울. 앞으로 한 주에 두 경기씩 펼쳐지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FC서울은 흔들림 없이 우승을 향해 전진할 것이라 확신한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김종호(j-dro_recor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