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의 시계는 멈춰 있었다. FC서울의 마지막 기회처럼 보였다. 아크 정면 약간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 일명 ‘박주영 존’으로 불리는 바로 그 지역이었다. 예상대로 박주영이 키커로 나섰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FC서울 팬들과 선수들이 숨 죽이고 지켜보고 있는 순간, 박주영이 회심의 오른발 킥을 날렸다. 그러나 상대 수비수의 몸을 맞은 공은 아쉽게 골 문을 외면했다.
FC서울이 잘 싸웠지만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FC서울의 선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FC서울이 7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경기에서 득점 없이 0대0으로 비기며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7승 13무 4패, 승점 34점을 기록한 FC서울은 5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승리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경기였지만 진출 확정은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FC서울은 오는 10일 6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천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최근 홈에서 3연승을 달리며 안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FC서울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그러나 다음 경기부터 박주영 이청용 김진규 고명진 등 주전 4명이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돼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경고누적과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히칼도와 아디, 최원권 등이 모두 출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전력 누수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기회는 많았다. 전반 1분 만에 박주영의 왼발 슛을 시작으로 상대를 압박한 FC서울은 전후반 각각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23분에는 이상협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완벽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상대 키퍼의 선방에 걸렸고 후반 22분에는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상대 GA근처에서 역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오른쪽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이날 경기에서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비록 승부를 가르지는 못했지만 FC서울 선수들은 승점 3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금까지 잘 싸워온 만큼 남은 경기서 충분히 잘 해줄 것이다.
이 날 경기서 무실점 선방을 펼친 골키퍼 김병지는 151경기 연속 무교체 출장 기록을 세우며 기존 이용발과 타이 기록을 세워 신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다 무실점 경기 수도 165경기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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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경기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많은 서울 팬들이 찾아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수요일인 10일에도 많은 팬들이 홈 구장을 찾는다면 FC서울의 선수들은 반드시 승리로 보답할 것이다.
/성남=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