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타고 있는 버스는 보이는 순간부터 경기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팬들에게는 축구 경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휘슬과 같다. 그렇다면 선수단 버스라는 휘슬을 움직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FC서울에서는 오귀도 기사와 원봉희 기사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FC서울 선수들의 ‘아버님’
오귀도 기사는 FC서울 선수들 사이에서 ‘아버님’으로 통한다. FC서울과 인연을 맺은지도 어느덧 25년이 되었다. 83년 12월,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당시 럭키금성 황소축구단에 입사했고 구단의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선수단의 ‘발’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선수들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선수들이 오귀도 기사를 아버님이라 부른다는 것은 팬들 사이에서도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 물론 처음부터 아버님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형님이라고 불렀어요. 그러다가 10년쯤 지나자 아저씨라고 부르더라고요. 어느새 아저씨 소리를 들을 때가 되었나 싶었는데 20년이 지나고 나니까 아버님이 되더라고요.”
처음 그를 아버님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이민성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이었다. 얼마 후 모든 선수들이 따라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듣기가 어색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친근감도 느껴지고, 지금은 정말 좋습니다.”
‘아버님’의 마음
오귀도 기사는 선수들을 태우고 전국 어디든 간다. 홈 경기는 물론이고 먼 원정을 갈때도 항상 그가 핸들을 잡는다. 선수들이 경기에 이겨서 버스에 탈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는 오귀도 기사.
“저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선수 모두가 내 자식처럼 느껴집니다. 누가 아파하면 같이 아프고, 누가 즐거워하면 같이 즐겁고 그래요. 올해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잘 단합해서 우승을 거뒀으면 좋겠어요.”
그 누구보다도 선수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25년간 버스를 지켜온 오귀도 기사. 만약 그가 없었다면 경기장을 오고 가는 버스 안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마음 편히 쉴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오귀도 기사가 있기에 오늘도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박나은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