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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6월호]2014년 수호신회장은 나! 장용준 어린이

2006-06-01



N석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가족, 친구, 연인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FC서울을 사랑하는 열정 하나로 그 자리에 서 있다. FC서울이라는, 그리고 수호신이라는 이름 아래에 걸어온 3년, 많은 기쁨과 슬픔이 있었고 행복하기도, 비통의 눈물이 흐르기도 했던 시간들 이었다. 그 시간을 함께 호흡한 꼬마 서포터가 있다. 바로 장용준 군이 그 주인공. 하염없이 비가 내리던 5월 27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두 살 꼬마 서포터의 당찬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N석 C구역 20열
2004년 개막전 이후로 한결같이 용준이가 응원을 해온 자리, N석 C구역 20열. FC서울의 주말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가족들과 함께 N석을 찾는 용준이는 좀처럼 자리에 앉지 않고 경기를 지켜본다. 2시간 내내 쉼 없이 뛰고, 박수치고, 소리를 지르며 서포팅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단번에 “No!”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전혀 힘들지 않아요. 응원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뛰는 것도 좋고 골이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경기장에 오는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바로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열심히 응원하는 거에요.” 엄마 아빠는 이제 힘들어서 열혈 서포팅은 힘들다고 손을 내젓지만 동생 손을 꼭 잡은 용준이는 씩씩할 따름이다. 응원하는 용준이는 행복하다.

수호신의 힘은 ‘클린 서포팅’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가 되려면 ‘어떤’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 지를 먼저 배웠다는 용준이. “아빠가 ‘클린 서포팅’이 무엇인지를 먼저 가르쳐 주셨어요. 처음엔 그게 뭘까 하고 생각했는데요, 가족들이랑 상암 N석에 와서 보니까요 아무도 욕도 안하고 다들 너무 열심히 선수들한테 응원만 하는 거에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2004년부터 3년 동안 N석에서 함께해 온 용준이는 수호신이 점점 발전하는 가장 큰 힘이 클린 서포팅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원정경기 갔을 때 그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욕하고, 선수들 뛰는데 물병 집어 던지고 하는 걸 봤어요. 축구장에 어린이들이 많이 와야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또 그 어린이들이 자기 가족들이랑 같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어른들이 욕을 하시고 선수들은 열심히 뛰고 있는데 그라운드로 물병 같은 것을 집어 던지시면 그걸 보는 어린이들이 똑같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걸 자주 보면 경기장에 오기 싫어질 거에요.”
어라, 이 녀석 생각이 웬만한 어른을 뺨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팀의 가장 큰 변화는 박주영 선수의 입단
지난 3년 동안 팀을 지켜보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무엇인 지를 물으니 “박주영 선수가 입단한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좋고 열심히 뛰고 있지만 박주영 선수와 같은 걸출한 스타가 들어오고 나서 팀의 색깔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용준이는 동생과 함께 유니폼에 등번호 10번, 박주영 선수의 이름을 마킹할 정도로 열성적인 팬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맹목적인 지지만을 하지는 않는다. 전기리그, 다소 부진했던 모습을 보였던 자신의 영웅을 향해 용준이는 정확하게 의견을 피력한다.

“많이 아쉬웠어요. 작년에도 그랬고 국가 대표팀에서 보면 정말 대단한 선수이고 잘 할 수 있는 선수인데 전기리그에서는 플레이가 좋지 못했어요. 특히 팀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계속 놓치면서 박주영 선수도 함께 부진한 것 같아요. 하지만 월드컵에서 잘 해주실 거라 믿어요. 월드컵이 끝난 후에 FC서울로 돌아와서도 변함없이 좋은 플레이 해 주세요!”

용준이는 박주영 선수가 대한민국 국가대표이기 이전에 클럽 FC서울의 소속 선수라고 생각한다. 박주영 선수가 어디에 있던 변함없이 열심히 응원하지만, ‘우리 팀’ 선수로서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보일 때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거기에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박주영 선수를 향해 질타를 보냈던 것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지난 3월 1일 대표팀 평가전 앙골라 전 이전에 박주영 선수가 안 좋은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끝까지 노력하고 집중해서 결국 결승골을 넣었잖아요. 그런 모습을 끝까지 보고 싶어요.” 사랑하는 팀의 선수를 바라보는 12세 소년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대한민국 최고의 서포터가 되는 그 날까지
어른이 된 용준이가 수호신 회장 선거에 나갔다. 용준이, 아니 장용준 후보는 아주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가진 한 마디를 한다. “우리의 수호신이 대한민국 최고의 써포터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용준이는 어른이 된 후에 수호신에 자신의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뒤에서 조용하게 수호신이 발전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싶다는 것.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클린 서포팅은 계속 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제가 커서 수호신 회장이 된다면 당연히 클린 서포팅을 중심으로 운영해 나갈 거에요.” 현재 경기도 광명시 연서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용준이는 전교 부회장으로서 한 단체를 이끄는 리더쉽을 배우고 있다.

수호신이 대한민국 최고의 서포터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먼저 수반되어야 할까? 용준이는 “어린이들이 경기장에 많이 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그러려면 먼저 어린이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해 주는 서포팅 문화가 있어야 할 것이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형, 동생처럼 지내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필요할 것이다. 수호신에는 이런 요소들이 충분히 존재하기에 가능하다는 것.

“친구들도 제가 경기장에 자주 오는 것을 다 알고 많이 부러워해요. 그런데 같이 가자고 해도 부모님이 허락을 안 하셔서 못 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냥 TV로 보라고 말씀하신대요. 저희 엄마, 아빠가 잘 말씀해 주셔서 친구들이랑 같이 올 때가 있었는데요,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고 선수들 보는 것도 좋아서 다들 굉장히 즐거워했는데 그게 끝까지 이어지기가 힘든 것 같아요. 조금만 K리그에 관심을 갖는다면 경기장에 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가를 알 수 있을테고요, 다른 부모님들도 저희 부모님처럼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자주 찾을 텐데요. 그 부분이 너무 아쉬워요.”

국가대표 차출과 변덕스러운 날씨로 텅 빈 관중석을 보면 용준이도 속이 많이 상한단다. "주전선수 3명이 월드컵 대표로 자리를 비웠지만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정말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거든요. 우리 FC서울, 6, 7연승이 아니라 남은 경기 모두 연승해서 컵대회 우승할 거에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참 놀랐고 한편으로 뿌듯했다. 이 작은 어린이가 바로 FC서울의 희망이었다. 용준이 가족이 FC서울의 전폭적인 지지자가 된 것은 ‘스포츠맨 쉽을 배울 수 있는, 경기장에 욕설이 없는’ 팀을 응원하고자 하는 아주 간단하고도 확고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망이 하나하나 모인다면 우리는 ‘미래’라는 아주 소중한 선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오게 된 경기장이었지만 용준이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믿음을 가지고 팀을 바라보고 있었다. 용준이의 말처럼 지금 경기장을 찾는 어린이들은 또 10년, 20년 후에 자신이 이룬 가족들과 함께 다시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이것은 그 누가 강요한다고 이루어 질 수는 없는 일이다.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축구의 초석이 되는 K리그를 응원하는 꿈나무를 심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 주신 장용준 군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오현정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공희연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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