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일전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선두 싸움이 치열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 바뀔 수 있는 혼전이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팀들은 속이 타 들어가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즐겁다. 계절은 가을이지만 뜨거운 선두 경쟁으로 인해 모처럼 K리그에 봄이 찾아왔다.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을날의 축구 대축제’가 펼쳐진다. 2009 K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FC서울이 27일 오후 5시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대전을 불러들인다. 22경기를 치른 현재 FC서울은 13승 3무 6패, 승점 42점으로 1위다. 그러나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2위 전북이 12승 5무 5패 승점 41점으로 바짝 뒤쫓고 있고 한 경기를 덜 치른 포항은 9승 10무 2패 승점 37점으로 3위를 마크하고 있다. 한마디로 3강간의 축구 빅뱅이다.
따라서 FC서울이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전과의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같은 날 전북은 인천, 포항은 하루 전날 부산과 격돌해 승점을 챙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대전과의 경기는 정규리그 후반 선두 싸움의 중대한 승부처가 될 수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르느라 카타르 원정을 다녀 온 FC서울이지만 숨을 돌릴 여유가 없다.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K리그 챔피언을 노리는 FC서울이기에 단 이틀 만에 시차 적응을 끝내고 대전을 꺾어야 한다.
특히 대전과는 아픈 기억이 있기에 FC서울로서는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귀네슈 감독이 부임한 첫 해인 2007년 당시 많은 선수의 국가대표 차출과 주전들의 줄부상 등으로 힘겹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던 FC서울은 리그 최종전을 치른 결과 승점과 골득실은 같았지만 다 득점에서 대전에 뒤져 아쉽게 6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마지막 경기의 상대가 대전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FC서울로서는 이번 경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둬 올 시즌 우승의 디딤돌로 삼는다는 각오다. 체력적으론 부담스러운 경기지만 홈 팬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경기를 치르는 만큼 자신감도 높다.
^경고 누적으로 카타르 원정에는 동행하지 못했던 김한윤과 김치곤이 가세하고 부상중이던 박용호까지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점도 반갑다.
허리와 수비라인이 든든해지는 만큼 공격수들의 몫이 커졌다. 12골로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는 데얀은 이번 경기서 다득점을 성공시켜 팀 선두는 물론 득점왕의 2관왕을 위해 달려간다는 각오다. 특유의 몰아치기가 가능한 데얀이기에 이번 경기서 욕심을 내도 좋을 듯 하다. 여기에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조국과 안데르손 역시 이번 만큼은 이름값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고 킥이 날카로운 기성용과 김승용 역시 호시탐탐 한방을 노리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뿐 아니라 치열한 선두 경쟁 모두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부담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홈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승리의 기쁨은 FC서울의 몫이 될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