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지긋지긋한 골 운에 울었다. FC 서울의 연승가도가 잠시 휴식기를 갖게 됐다. FC 서울은 16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에 내준 한 골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이로써 연승행진을 잠시 멈춘 FC 서울은 이날 승리를 거둔 수원 울산에 이어 후기리그 3위로 내려앉았고 종합순위에서도 4위로 한 계단 후퇴했다.
비록 이 날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아쉬움을 느낄 수만은 없다. 오히려 후기리그 우승을 위한 전화위복으로 여기고 컵 대회 우승 이후 쾌속항해를 계속 해 선수들이 자칫 자만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을 경계할 수 있는 보약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 치른 경기 수는 5경기.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특히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수원, 울산과의 승점이 단 1점 차에 불과해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
경기 초반 너무 이른 시간에 골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경기 시작 30초 만에 인천 드라간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경기 흐름을 놓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전반을 0-1로 마치자 이장수 감독은 후반 들어 김은중 박주영 등 공격수들을 총 동원하며 대역전극을 노렸지만 지독히도 따르지 않는 골 운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기회는 많았다. 후반 2분 히칼도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김한윤이 발로 연결했지만 오른쪽 포스트를 빗나갔고 7분에는 오른쪽 엔드라인 부근에서 히칼도가 프리킥을 올려주자 한동원이 정확한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후반 16분에는 두두가 1대1 찬스에서 슛을 날렸지만 키퍼의 손을 맞고 나갔고 5분 뒤에는 김은중이 연결해준 볼을 박주영이 마음먹고 왼발 슛을 날렸지만 이번에는 왼쪽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장면은 후반 42분에 나왔다. 아크 정면에서 두두가 파울을 얻어내며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절묘하게 감아 찼지만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고 말았다.
승리를 바라는 FC 서울 팬들에게는 너무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물론 경기의 결과는 아쉽지만 안타까움은 이 날 하루로 충분하다. 앞으로 해야 할 경기도 많고 역전은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FC 서울의 다음 경기는 24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대전전이다. 화끈한 승리로 다시 연승의 불을 지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인천=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