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의 초반을 알리던 봄의 향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더운 여름이 찾아오면서 FC서울의 행진은 시즌 중반을 향하고 있다. 승점 20점으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FC서울은 25일 컵 대회 경남전, 28일 정규리그 부산전을 시작으로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동안 FC서울은 6월에 어떠한 명승부들을 펼쳐왔을까? 지금부터 그 장면 속으로 함께 가보자.
2005년 6월 29일 전북전 2대0 승리
김은중과 박주영의 환상적인 호흡!
당시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전북을 불러들여 전기리그 9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득점 없이 마무리한 전반전과 달리 FC서울의 창끝은 후반전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시작하자마자 거세게 전북을 몰아부친 FC서울은 히칼도의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이어 받은 김동진이 왼쪽에서 칼날 같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백지훈이 통렬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9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선제골 이후 박주영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슈팅을 시도하기 보다는 침착하게 골 기회를 만드는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그 움직임은 후반 22분 김은중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박주영은 침착하게 상대 수비수들을 순간동작으로 따돌리며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그 결과 순간 골대 오른쪽이 완전히 비어 있음을 확인한 박주영은 침착하게 김은중에게 볼을 내줬고 김은중은 강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의 탁월한 움직임과 김은중의 정확한 골 결정력이 부른 골이었다.
2007년 6월 16일 인천전
고명진, 이상협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다!
2007 정규리그에서 인천과 원정 경기를 맞이한 FC서울은 당시 청소년 대표 차출과 선수들의 부상악재가 겹쳐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그러나 그 위기에서 팀을 구한 선수들이 있으니 바로 ‘슈퍼 주니어’ 고명진과 다부진 공격수 이상협이었다. 고명진과 이상협은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맹활약을 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11분 선제골을 내준 FC서울은 37분 김은중이 패스한 것을 고명진이 정확하게 왼발 슈팅을 날려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동점골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44분 또 한 번 실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1대2로 전반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후반에 접어들자 이번에는 이상협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기 시작했다. 결국 기다리던 동점골은 후반 27분에 터졌다. 최원권이 프리킥 올린 것을 이상협이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인천의 골 문을 갈랐다. 청소년 대표 차출과 주전들의 많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선수구성조차 할 수 없었던 위기 상황에서 FC서울은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FC서울은 고명진과 이상협을 통해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쫓아가는 집념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김성준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