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하고는 영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FC서울이 아쉽게 고비를 넘지 못했다. FC서울은 21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FA컵 16강전에서 선제골의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1대2로 역전패 했다. 이로써 1998년 이후 12년 만에 도전했던 FA컵 우승에 대한 꿈도 내년으로 넘길 수밖에 없게 됐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에는 수적 우위를 통한 패스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찬스를 만들어가며 상대 골 문을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전반 42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아크 정면에서 볼을 잡은 정조국이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최효진에서 패스했고 이를 받은 최효진이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첫 골을 뽑아냈다.
이후 전반 막판 정조국이 골키퍼와 1대1 단독 찬스를 맞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열망이 너무 강해서일까. 후반 들어 FC서울 선수들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다.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노리던 부산에게 결국 헤딩으로만 두 골을 내주며 아쉽게 분루를 삼켜야 했다.
무더운 날씨와 원정 경기로 치러야 하는 부담감. 그리고 산만한 경기장 분위기 등 어려움이 많은 경기였지만 선제골을 넣은 경기였기에 너무도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부산 원정에서의 안 좋았던 기억들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었지만 그러질 못하며 원정의 부담을 계속 안고 갈 수 밖에 없게 됐다.
또한 올 시즌 홈에서는 8승 1패의 최고의 성적을 보이면서도 원정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는 약점도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아쉬움이 큰 경기였지만 FC서울에게 여유는 없다. 당장 24일에는 영광에서 광주와 또 다시 리그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고 28일에는 수원과 피할 수 없는 컵 대회 4강전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그 다음은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와의 경기다.
아쉬움을 곱씹을 틈도 없는 만큼 모두가 힘을 모아 다시 다음 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FC서울 선수들이 다시 한번 힘을 내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