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웠다. 홍해가 가까워서 바람도 불어온다. 더위를 가시게 하는 상쾌함이면 좋으련만 마치 습식 사우나를 연상케 하는 바람이 경기장 안에 가득 찼다.
하지만 FC서울 선수단의 열정은 더위 보다 강했다. 견디기 힘들던 뜨거운 바람 대신 비오듯 시원한 슛팅들이 이어졌다. 땀은 연신 흘러내렸지만 지친 기색을 표하는 선수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FC서울이 14일 오후 8시30분(현지시간) AFC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알 이티하드와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장 적응 훈련을 가졌다. 선수단은 실제 경기가 벌어질 잔디 상태등을 점검하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경기가 벌어지는 프린스 압둘라 알 페이샬 경기장은 2만 7천여석 규모의 아담한 경기장으로 최신식의 건물은 아니지만 사우디 특유의 문화가 흠뻑 느껴지는 곳이었다. 종합경기장치고는 트랙이 좁아 축구전용구장만큼은 아니지만 축구경기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유독 특이한 공간이 있다면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라커룸.
서울월드컵경기장 라커룸 3배 정도의 크기에 예전 70년대 우리나라 초등학교를 연상케 하는 의자들과 다소 낡은 작전판 등이 신선하게 다가왔다.이런 라커룸을 처음 접한 선수들도 무척이나 신기해 했다.
훈련이 진행된 90여분 동안 선수들은 다음 날 있을 경기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다. 홈팀 응원단의 일방적 응원이 가득 할, 적응 할 수 없는 무더위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가득하지만 FC서울은 결전의 그 시간을 차분히 맞이 하고 있다.
/제다 = 사커무비(druhill@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