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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그대 이름은 ‘역전의 명수’

2009-06-20



또 다시 드라마를 썼다.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모습이었다.

FC서울이 스포츠가 보여줄 수 있는 승부의 진수를 선보였다.

FC서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09 K리그 13번째 경기에서 2대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8승 2무 3패 승점 26점을 기록한 FC서울은 광주에 골득실차에 뒤진 2위를 마크했다.

정규리그 4연승이자 홈 4연승이다. 특히 홈에서는 6경기 5승 1무이고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포함하면 홈 9경기 연속 무패 행진(7승 2무)의 고공비행이다.

무엇보다 극적인 것은 올 시즌 FC서울의 전매특허가 된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FC서울은 정규리그에서 지난 5월 30일 광주전과 4월 26일 울산전에서 각각 2대1 역전승을 거뒀고 지난달 20일 감바오사카와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역시 짜릿한 2대 1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경기까지 모두 4번째다. 이전과는 볼 수 없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선수들이 먼저 실점을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에 대한 강한 집념과 귀네슈 감독의 귀신 같은 용병술이 빚어낸 최고의 합작품이다.

이 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7분 만에 제주 오베라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승부는 후반 종료 10분 전에 갈렸다. 전반을 0대1로 마치자 귀네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지체 없이 심우연과 이승렬을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하는 전술을 펼쳤다. 그대로 기대했던 골이 터지지 않자 귀네슈 감독은 이 날의 히어로 고명진을 후반 33분 전격 투입했다. 그리고 5분 뒤 마침내 고명진의 발끝에서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38분 상대 진영 왼쪽에서 기성용이 크로스를 올리자 상대 수비수가 이를 걷어낸 다는 것이 고명진이 발 앞에 떨어졌고 아크 정면에 있던 고명진은 침착하게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고명진의 발끝을 떠난 볼은 낮게 깔리며 왼쪽 포스틀 맞고 그대로 골 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강함 보다는 침착함이 빛난 멋진 골이었다.

고명진이 드라마의 시작을 쓰자 마무리는 헤딩의 명수 박용호가 맡았다. 후반 44분 역습 찬스를 맞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이청용이 올린 크로스를 박용호가 질풍같이 달려들며 머리로 꽂아 넣었다. 이번 시즌 고비마다 결정적인 헤딩슛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박용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멋진 헤딩으로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대표팀에서 복귀해 출전한 이청용은 모처럼 도움을 추가하며 4도움으로 이 부분 5위에 올라섰다.

자칫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경우 4일 뒤 치르는 가시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부담을 가질 수 있었지만 멋진 승리로 K리그에서 FC서울의 이름을 맨 위에 올린 채 최고의 분위기 속에서 8강 진출을 다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가시마전에는 이 날 경기에 경고누적으로 빠진 김한윤과 김진규가 합류하고 부상 중인 정조국도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FC서울은 한 층 탄탄한 전력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 날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은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펼친 1만 1171명의 팬들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준 팬들이야말로 이 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들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