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전남과의 대결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우라와 레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벌인 FC서울은 스쿼드에 변화를 줬다. 전방에는 박주영과 윤주태를 내세우며 새로운 투톱 조합을 선보였다. 그리고 중원에는 이석현, 윤일록, 박용우가 역삼각형 형태로 포진했고, 좌우측면에는 심상민과 고요한이 나섰다. 수비에는 오스마르, 김원식, 김남춘이 골키퍼 유상훈과 함께 전남의 공격을 막았다.
예상대로 전반 시작과 함께 FC서울은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를 밀어붙였다. 경기 초반 공격의 중심에는 최근 컨디션을 끌어 올린 윤일록이 있었다. 윤일록은 날카로운 패스로 팀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는 등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적응이 이미 끝난 듯 보였다.
전반 10분 아쉬운 상황이 발생했다. 오스마르와 유상훈의 사인이 맞지 않으며 백패스가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FC서울은 동요하지 않고 빠르게 재정비를 했다. 이후 전반 19분 이석현의 크로스를 윤주태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결국 전반 41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주인공은 오스마르였다. 전반 초반 실수로 마음이 무겁던 오스마르는 강력한 왼발 프리킥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특히 오스마르의 슈팅이 예술이었다. 그의 강력한 슈팅은 낮고 빠르게 상대 벽을 뚫고 그대로 골망에 꽂힌 원더 골이었다.
분위기를 탄 FC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윤주태의 강력한 중거리 왼발 슈팅이 골문을 맞고 나왔다. 그 공은 다시 상대 골키퍼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는 듯 보였지만 골로 이어지진 못했다. 결국 전반전은 1대1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FC서울은 주세종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후반 초반 얻어낸 코너킥 찬스에서 윤주태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전남은 밀집수비로 FC서울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FC서울은 상대 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아드리아노와 데얀을 연달아 투입했다. 예상대로 두 선수의 투입 이후 FC서울에게 점점 찬스가 생겼다. 후반 34분 데얀이 헤딩으로 내준 공을 아드리아노가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아쉽게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41분 박주영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결국 경기는 더 이상 득점 없이 1대1 무승부로 마무리 됐다.
이번 경기에서 FC서울 선수들의 투혼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3일 전 120분 혈투 때문에 체력적으로 고단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뛰고 또 뛰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일 울리자 모두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런 선수들의 마음가짐 덕분에 다음 경기를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이제 FC서울은 일주일의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 6월 6일(월) 현충일에 제주를 상대로 ACL로 미뤄진 11라운드 경기를 진행한다. 그 동안 홈에서 제주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이날 경기에서도 모든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기대해 본다.
글 / FC서울 명예기자 이치영(kennie2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