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42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우승팀다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K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FC서울과 2위를 달리는 전북이 맞붙는 경기로, 서울과 전북의 팬들 외에도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빅매치’였다. 지난 제주전에서 리그 우승을 이미 확정지은 서울은 우승팀의 위용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다짐으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전북 역시 이날 경기를 통해 2위를 확정짓고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각오였다.
서울은 시즌 후반 들어 주로 가용하고 있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K리그 No.1 수문장 김용대가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가운데, 김치우가 풀백으로 가세한 수비진이 후방을 책임졌다. 아디와 고명진, 몰리나와 에스쿠데로가 중원을 맡고, K리그 통산 최다골에 빛나는 데얀과 지난 제주전 결승골의 주인공 정조국이 공격진으로 나섰다. 전북 역시 주전들로 선발진을 꾸렸다.
K리그의 1위와 2위 팀답게 경기 초반에는 조심스레 탐색전을 펼치며 볼 점유율 다툼을 계속하는 가운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서울이었다.
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김치우의 패스를 받은 고명진이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이어받은 몰리나가 가위차기를 선보이며 득점에 성공했다. 골대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간 골은 골키퍼도 손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지난 7월 부산전의 ‘스콜피온 킥’에 이어 멋진 ‘시져스 킥’을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 몰리나는 시즌 18골-18도움 째를 기록하며 20골-20도움이라는 대기록에 한발 더 다가섰다. 몰리나가 골을 성공한 뒤 선수들은 우승을 자축하는 단체 세레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경기가 점점 더 과열되면서 양 팀에서는 여러 차례 거친 파울이 나왔다. 전반 40분에는 에닝요의 태클로 에스쿠데로가 부상을 당하며 최효진과 교체되었다. 2분 전 이미 경고를 받았던 에닝요가 경고를 하나 더 추가해 퇴장당하면서 전북은 수적 열세에 몰리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전북의 이흥실 감독이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1점 차로 뒤져있던 전북은 후반 들어 2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한결 여유있는 서울은 정조국을 빼고 하대성을 투입하면서 중원을 강화했다. 그러나 후반 19분 하대성이 부상을 입으며 현영민과 다시 교체되었다. 전북은 끊임없이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수적 우세에 힘입은 서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서울도 몇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하면서 1대0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누른 이날 승리로 서울은 우승팀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제 서울에게는 남은 두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만 남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경기 직후 K리그 우승 시상식이 펼쳐지는 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우승의 기쁨에 맘껏 취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