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기라드’ 등등 팬 들 사이에 공개된 FC서울 선수들의 별명은 많다. 그만큼 축구 선수에게 있어서 별명은 곧 애칭이자 그 선수의 캐릭터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별명으로 인해 그 선수가 더욱 많은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 누구나 하나쯤은 별명을 갖고 있는다. 그렇다면 외부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별명들이 있을까? 선수들끼리 서로 부르는 별명도 따로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맞는다면 한 번쯤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과연 기성용의 또 다른 별명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삼촌’ 김병지-이을용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팀의 최고참 급인 김병지와 이을용은 한 없이 높은 선배다. 특히 나이 차이도 많게는 19살까지 차이 나 가히 ‘삼촌’뻘이라도 해도 무방하다. 올 시즌 FC서울에 입단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막내 이승렬은 역시 김병지와 이을용을 삼촌이라 부른다. 이승렬은 “나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형들은 ‘형, 형님’ 이렇게 부른다. 그러나 우리 막내들은 삼촌이라 부른다. 그래서인지 더 가깝게 느껴지고 정이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삼촌처럼 잘 해주신다”며 ‘삼촌’이라 부르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캡틴’ 이을용도 후배 선수들의 애교(?)가 싫지는 않은 반응. 이을용은 “그렇게 불러주는 후배들이 참 귀엽고 고맙다. 사실 선배들도 선뜻 후배들에게 다가 가기가 어려운데 먼저 삼촌 하면서 다가와 주니까 나도 편하게 대한다”라고 밝혔다.
‘깜박이’ 기성용
우리 FC서울의 미드필더 기성용의 별명은 ‘기라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소속의 미드필더 제라드처럼 공격과 수비 능력을 두루 갖춘 미드필더라는 뜻에서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그러나 팀 내에서 부르는 별명은 ‘깜박이’다. 막상 들으면 웃음이 나올법한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가장 친한 친구인 ‘블루 드래곤’ 이청용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청용은 “성용이가 어떤 일들에 대해서 기억을 잘 못하고 자주 까먹는다. 그래서 형들이나 나나 다 깜박이라 부른다. 내가 볼 때는 하도 기억할 것이 많아서 잊어 먹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별명의 주인공인 기성용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독 나한테만 그런다”며 재미있는 듯 미소를 지었다.
‘허벅지’ 김진규, 강재욱
두꺼운 허벅지를 가진 김진규의 별명이 ‘허벅진규’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크게 새로운 것은 없으나 또 한 명의 ‘허벅지 브라더스’가 있으니 바로 골키퍼 강재욱이다. 최근 2군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서서히 알려가고 있는 강재욱의 별명은 다름 아닌 ‘벅지’다. 이 별명도 강재욱의 두꺼운 허벅지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골키퍼 조수혁은 “재욱이 형이 골키퍼도 잘 보는데 유난히 허벅지가 두껍다. 진규형이 제일 두꺼운 줄 알았는데 조금도 미릴지 않을 정도로 두꺼움을 자랑한다. 그래서 자주 벅지형이라 부른다”며 ‘벅지’라는 별명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별명의 주인공은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까? 강재욱에게 ‘벅지’라는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저 ‘아휴~’하며 특유의 착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뺀질이’ 고요한
FC서울에 ‘뺀질이’가 있다고 하니 그 주인공을 찾아봤다. 다름아닌 미드필더 고요한의 별명. 보면 성실해 보이는데 왜 ‘뺀질이’일까? 여러 선수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그저 웃기만 했다. 이유를 알고 싶은데 다들 웃고 말을 안 해주니 답답했다. 그래도 모 선수가 대답을 해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고요한 선수는 절대 그렇지 않다. 그냥 선배들이 귀여워서 붙여준 별명 같다. 경기를 할 때 보라. 고요한 선수는 가장 성실하고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인공인 고요한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가끔 부르기는 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재미있는 듯 크게 웃었다.
별명은 선수들 사이에 친밀감을 키워
철학자들 사이에서 ‘언어는 정신학의 기본이 된다’리고 말을 한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 받는 언어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바로 이름 혹은 지칭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별명’이라는 것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별명에 대해 기성용은 “서로 별명을 부르는 것이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축구라는 스포츠는 협동심이 무척 중요한데 서로간의 친밀감이 없으면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나도 친한 선수들을 부를때는 별명을 이용한다.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고 부르는 사람도 어색하지 않는 별명이라면 서로의 우정 차원에서 무척 유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별명을 다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숨겨진 별명에 대해 알아봤다. 선수들과의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느끼는 팬들이 많기를 바라며 FC서울 선수들이 단합하여 올 시즌 우승을 이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지현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