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일요일. 목포에 사는 최강석씨 구미에 사는 김동진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났다. 이렇게 멀리 사는 분들이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을까? 그들은 아침식사도 마다하고 서울행 첫 고속버스를 타고 눈을 붙였다. 6시간의 긴 이동을 마치고 나서 그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다름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렇다. 4월 8일은 5만 5397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운 그 날이었다. 전국에서 아침부터 달려온 이러한 팬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신기록 달성이 가능했을까? ‘형님’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들의 뜨거운 FC서울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록 지방에 살지만 우리는 FC서울!
이토록 먼 지방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그저 FC서울이 좋아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서울로 온다는 최강석씨와 김동진씨. 목포에 살고 있는 최강석씨는 미술강사가 직업이라고.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답게 멋진 자기소개를 한 최강석씨는 구미에서 온 대학생 김동진씨와 함께 FC서울의 ‘전국구 스포터'임을 밝힌다. 최강석씨는 “저는 수호신입니다. FC서울의 전국 서포터즈 모임인 3080RSP라는 소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죠.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조국당(정조국을 응원하는 회원들의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이 열렬한 조국당원임을 밝혔다. 이어서 김동진씨도 “역시 저도 수호신입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꽁지당에서 활동하고 있죠”라며 역시 홈페이지 게시판은 물론 경기장에서도 열렬히 응원하는 ‘열혈 수호신’임을 밝힌다.
FC서울에 빠져버리다
“처음에는 박주영 선수를 보고 반해 버렸죠. 그래서 경기장에 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꼭 박주영 선수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게 되었어요. 지금은 FC서울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최강석씨는 박주영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FC서울을 응원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FC서울의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FC서울의 스포터즈인 ‘수호신’의 응원에 매료되었다는 김동진씨는 “우연히 친구들과 서울에 놀러 왔다가 FC서울의 경기를 보게 되었죠. 그때 수호신의 응원 모습이 재미있어서 함께 따라 했다가 푹 빠져 버렸죠”라며 자신이 FC서울에 빠져 버린 계기에 대해 밝혔다.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FC서울에 흠뻑 빠져 버린 이들의 이유는 각각 달랐지만 FC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와 이유만큼은 같았다.
어려운 지방 수호신 생활 그러나 열정이 있기에 가능
목포에서 아무리 일찍 버스를 타도 6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최강석씨. 그래도 그가 그 긴 시간을 투자하면서 FC서울을 응원하는 것은 바로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강석씨는 “아무래도 목포에서 FC서울 팬들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목포에서 외롭게 수호신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행히 광주에 사시는 분들을 알아서 가끔 외롭지는 않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서울로 응원가는 것이 우리에게는 제일 힘든 원정입니다(웃음)”라며 재미있는 대답을 한다. 열정이 있기에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응원을 간다는 이들의 모습. 정말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보통 7만원이나 드는 서울로 가는 응원
구미에 살고 있는 김동진씨는 “보통 주말 오후 3시 경기를 보려면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합니다. 7시에 첫 차가 있거든요. 서울에 도착해서 경기장에 도착하면 보통 오후 1시가 되죠. 버스 비부터 식사 비까지 다 합치면 보통 6~7만원 정도 들어요. 그래도 한 번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어쩌겠어요. 구미에 살면서 FC서울을 사랑하게는 죄라면 죄겠죠(웃음)”라며 지방에 살면서 FC서울을 응원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쉽지 않음을 밝힌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라는 것은 이들의 열정 앞에서 무릎을 꿇어버리고 만다.
더 많은 FC서울 전국구 서포터를 꿈꾼다
지방에 살면서 FC서울을 응원하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라고 대답하는 최강석씨와 김동진씨. 김동진씨는 “FC서울에 저와 같은 전국구 서포터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다 같이 서울로 응원을 가요! 그리고 저는 김병지 선수의 팬입니다. 항상 N석에서 ‘병지형님! 형님 응원하러 구미에서 올라 왔습니다’라는 플랜카드 흔들겠습니다”라며 더 많은 FC서울 전국구 서포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과 김병지 선수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최강석씨도 “지방에 사는 수호신들끼리 서울로 가는 원정버스(?)를 꾸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의 팀인데 서울로 응원가는 원정 버스. 생각만해도 재미있지 않아요?”라며 언젠가는 FC서울 전국구 서포터즈가 서울에 있는 서포터즈 만큼 많아 졌으면 하는 꿈을 밝혔다.
비록 서울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FC서울의 전국구 서포터즈. 오늘도 그들의 FC서울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꺼질 줄을 모른다. 마지막으로 바쁜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해준 최강석씨와 김동진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FC서울은 여러분이 있기에 최고입니다!
글=김병혁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