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운명적인 매치업이었다.
최근 4년 동안 K리그를 번갈아 가며 우승했던 두 팀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FC서울은 전북과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서 1대1로 비기며 리그 4위로 2013시즌을 마감했다. 이미 2014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데얀의 득점왕과 몰리나 도움왕 등극 등 개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경기였기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데얀은 선제골을 넣어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을, 몰리나는 K리그 최초 2년 연속 도움왕을 기록하며 FC서울의 공격 축구를 기록으로 보여줬다.
FC서울은 이날 경기서 포백으로 돌아왔다. 김진규와 아디가 수비의 중심을 잡고, 좌우 측면 수비수에 김치우와 차두리가 포백을 이뤘다. 그리고 하대성과 고명진이 중원을, 좌우 날개에는 윤일록과 최효진이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공격에는 ‘데몰쿠데로’콤비가 투톱으로 나서 공격을 책임졌다. 그리고 언제나 골문은 안방마님 김용대가 위치해 든든하게 지켰다. 전북도 이동국과 레오나르도가 선발 출전하며 베스트 멤버를 총 출동시켰다.
경기 시작과 함께 FC서울의 공격이 날카로웠다. 전반 4분 에스쿠데로가 윌킨슨을 제치고 돌파를 시작, 단숨에 전북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기회를 만들었다. 에스쿠데로의 공격을 시작으로 최효진, 윤일록이 연달아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며 찬스를 만들었다.
특히 전반 9분 최효진이 재치 있는 돌파로 전북의 수비들의 혼을 뺐고, 땅볼 크로스로 윤일록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아쉽게 전북 최은성 골키퍼의 선방으로 공은 골대를 맞고 나갔다.
전북도 물러서지 않았다. 레오나르도와 박세직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 나갔다. 하지만 FC서울은 특유의 패스플레이로 주도권을 다시 가져왔다. 모든 FC서울 선수들은 2대1 패스를 기본으로 전북 수비진을 무너트렸다. 그리고 전반 40분 FC서울의 패스축구가 선제골로 이어졌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데얀이었다. 데얀은 윤일록의 패스를 최효진에게 연결, 최효진은 다시 데얀에게 리턴 패스를 했다. 데얀은 간결한 퍼스트 터치 후, 땅볼 슛으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최근 5경기서 8골을 넣으면 김신욱을 맹추격한 데얀은,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서 한 골을 넣으며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썼다. 그렇게 전반은 FC서울이 1대0 리드하며 마쳤다.
후반 역시 FC서울의 패스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아갔다. 그 중심에는 고명진이 있었다. 고명진은 개인 능력으로 전북의 수비진을 헤집었다. 중원과 오른쪽 측면에서 고명진이 경기를 풀자 다른 공격수들에게 좋은 찬스들이 생겼다. 결국 후반 13분 공격수들에게 찬스가 생겼다. 데얀의 패스를 윤일록이 슈팅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전반에 이어 다시 한 번 골대에 맞고 공은 골문을 외면했다. 이후에도 FC서울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40분 김상식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는 아쉽게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시즌 FC서울은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2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거두며 보람찬 한 해를 거뒀다. 특히 어느 대회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하며 내년 시즌 전망을 더 밝게 했다. 그리고 리그 득점왕, 도움왕을 동시에 배출하며 명실공이 공격 축구의 선두 주자임을 기록으로 보여줬다.
이제 FC서울은 잠시의 휴식을 가진 후, 2014시즌을 향해 굵은 땀방울을 쏟을 예정이다. 많은 경험을 한 2013시즌이었다. 올 해의 경험이 내년에 더 달콤한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전주 = 축구의 정석(asi86@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