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는 견고했고 흔들림이 없었다. 때로는 단단한 방패를 통해 흐름을 이끌어가는 것도 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FC서울이 15일(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7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스플릿라운드 첫 경기에서 전북과 0대0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강력한 수비력을 선보인 FC서울은 리그 5경기 무패(3승2무)를 기록하며 단단한 무게 중심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FC서울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양한빈이 꼈고 이규로, 황현수, 이웅희, 신광훈이 포백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한 오스마르를 중심으로 이명주와 주세종이 맡았다. 공격의 선봉에는 박주영이 나선 가운데 윤일록과 고요한이 측면 날개에 포진했다.
양 팀의 전략은 경기 초반부터 극명하게 갈렸다. 상대는 예상대로 강력한 피지컬을 기본으로 한 높이의 제공권으로 압박해왔다. FC서울은 중원을 통한 유기적인 조직력으로 경기에 임했다.상대의 거센 공세에 FC서울은 밀리지 않고 맞불을 놓으며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9분 박주영이 수비수와의 경합 과정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오스마르의 강력한 프리킥이 이어졌지만 수비벽을 맞고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16분에는 주세종이 중앙선 부근에서 올려준 프리킥이 황현수에게 이어지며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상대 키퍼에게로 볼이 흘렀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FC서울은 순간의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 추가 시간 이규로가 시도한 과감한 중거리 슛이 골 포스트 위를 살짝 뜨며 아쉽게 득점의 기회를 이어가지 못한 채 전반이 종료됐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상대는 홈에서의 우위를 잇기 위해 강한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FC서울은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수비력으로 한치도 흐트러짐 없는 강한 산성을 선보였다.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든든한 뒷문 양한빈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상대의 유효 슈팅과 측면 크로스를 안정적으로 클리어 하며 든든한 안정감을 뽐냈다.
FC서울은 후반 19분 윤일록 대신 김한길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24분에는 주세종이 중원에서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30분에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북의 수비진을 괴롭힌 박주영을 대신해 데얀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다. 마지막 교체카드로는 고요한을 대신해 심상민을 투입해 승리의 열망을 이어갔다. FC서울은 상대의 공세 속에서도 간간히 적극적인 침투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추가 시간 이명주가 상대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주세종이 정교한 킥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며 경기는 그대로 0대0으로 끝났다.
비록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경기는 아니였지만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수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경기였다. 무엇보다 황현수, 이웅희, 신광훈, 이규로로 이어지는 막강 수비진은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전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양한빈의 안정감은 FC서울 철벽산성에 마침표를 찍어줬음은 물론이다.
적지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획득한 FC서울은 5경기 무패(3승2무)를 이어가며 남은 스플릿 라운드 경기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제 FC서울의 다음 경기는 슈퍼매치다. 무대는 FC서울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로 치러지는 경기이자 ACL 진출권이 달려있는 경기인 만큼 FC서울에겐 절대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21일(토) 치러질 K리그 최고의 축구 축제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글/FC서울 명예기자 류호준
사진/FC서울 명예기자 이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