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텃세도 FC서울을 막을 순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자행된 장쑤의 유치한 장난은 도를 넘었다.
장쑤가 제공해준 버스기사는 길을 모른다며 일부러 돌고 돌아 시간을 지체하고, 규정에 맞게 정해졌던 공식 훈련에서는 임의로 시간을 변경하며 훈련 방해를 서슴치 않았다.
1차전 대패의 상흔을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하려한 얄팍한 꼼수였다.
그러나 장쑤의 유치한 바람은 경기장에서 산산 조각이 났다.
FC서울은 중국 난징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장쑤 순텐(중국)과의 ACL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고명진과 윤일록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 서슴치 않고 자행된 장쑤의 텃세도 FC서울의 완벽한 경기력으로 한순간에 날라 갔다.
이날의 승리로 FC서울은 승점 10점으로 E조 선두를 굳게 지키며 2위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고 조 1위를 확정, 16강에 직행했다.
FC서울은 고명진과 하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윤일록과 고요한을 좌우에 배치,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몰리나의 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데얀과 에스쿠데로가 최전방을 이끌었고, 포백라인에는 아디, 김주영, 김진규, 최효진이 그리고 골키퍼엔 김용대가 선발 출장했다.
이날 FC서울의 4-4-2 전술은 완벽에 가까웠다. 시작부터 빠른 전개로 경기를 압도해 나갔고, 결국 전반 31분 고명진의 기가 막힌 중거리 슛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약 30m 지점에서 찬 묵직한 중거리포가 골망을 흔드는 순간 선수단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고명진의 선제골 이후, FC서울은 더욱 강력한 화력을 뽐냈다. 연속되는 공격이 아쉽게 골대를 맞추며 추가 득점으로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선취점 이후에도 계속되는 공격으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러한 기세는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선취점을 헌납한 상대는 롱패스 위주에 단조로운 공격으로 다가섰지만 FC서울의 촘촘한 수비망을 뚫지는 못했다. 그래도 거듭되는 상대의 공격이 날카로워지는 모습을 보이자 최용수 감독은 고요한을 빼고 한태유를 투입, 수비를 강화했다. 한태유 투입 후, 수비 안정감을 되찾은 FC서울의 반격은 매서웠다. 그리고 그 결실은 후반 26분 윤일록의 골로 정점을 찍었다. 최효진의 패스를 데얀이 흘려보냈고, 윤일록은 침착하게 골키퍼 다리 사이로 밀어 넣으며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올 시즌 첫 연승을 통해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갔다는 것. 두 번째는 ACL 16강을 조기에 확정 지으며 빡빡한 일정 속에 여유를 찾게 됐다는 것이다.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개선하는 FC서울은 3일 후 홈에서 강원을 상대로 K리그클래식 9라운드를 경기를 치른다. 연승의 바람을 탄 FC서울은 오는 강원과의 경기를 통해 상위권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