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cm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만한 고공 플레이. 체코의 장신 공격수 '얀 콜레르'를 연상시키는 듯한 다부진 체격이 유난히도 매력적인 백넘버 25번. FC서울의 '특급 조커' 심우연이 드디어 오랜 부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팬들 앞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2년 전인 지난 2007년 8월 8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오른쪽 십자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고 팬들의 곁을 떠나야했던 심우연.
큰 수술과 긴 재활 끝에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하는 듯싶었으나, 지난해 10월, 복귀를 눈앞에 두고 컨디션 차원에서 벌어진 연세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똑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고 다시금 기나긴 부상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복귀한 지난 스리위자야 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한 심우연은 그동안의 설움을 날리기라도 하듯, 값진 두 골을 기록하며 팬들 앞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오랜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음에도 몸놀림은 예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 플레이는 여전히 위협적이었고, 특히 단신으로 이루어진 스위리지야 수비수들에게는 더욱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후반 29분, 기성용이 때린 대포알 슈팅을 골키퍼가 어렵사리 쳐내자 리바운드 공을 다시 김승용이 침착하게 심우연에게 패스, 이를 멋지게 성공시키며 무려 1년 11개월 만에 팬들에게 골 신고를 했다. 심우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여세를 몰아 4분 뒤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때린 또 한 번의 슈팅이 곧바로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건재함을 만천하에 알렸다.
한편, 이날 만점 활약을 펼쳐보인 심우연의 복귀는 주포 정조국의 부상 이탈로 신음 중인 공격진에도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경기 직 후 심우연은 "어린이 날에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랜만에 출전해서 골까지 기록해 기분이 너무 좋다"고 운을 뗀 뒤, "준비는 오래 전부터 해왔다. 기회가 온 지금 열심히 뛰어서 조국이 형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글 = FC서울 명예기자 김주용